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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들어…" 명절에 잇단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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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들어…" 명절에 잇단 비극

입력
2015.0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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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서 일가족 5명 숨진 채 발견

생활고에 전국서 극단적 선택 잇따라

설 연휴 동안 생활고 등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건들이 잇따랐다.

경남 거제에서는 설을 맞아 귀성길에 나선 줄로 알았던 일가족 5명이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4시 5분쯤 둔덕면 상둔리 한 도로에 세워져 있는 차량 안에서 회사원 A(35)씨와 아내(39), 딸(9), 쌍둥이 아들(6)등 5명이 모두 피를 흘린 채 숨져있었다.

숨진 A씨의 동생은 설날인 19일 오후 “부산 본가로 오기로 한 형님가족이 오지 않고 통화도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차량 문은 안에서 잠겨있었으며 차 안에 흉기와 소주병, 수면유도제 등이 함께 놓여 있었다.

경찰은 아내 명의로 1억5,000여만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고, 집에서 개인회생절차 관련 서류 등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아내와 세 자녀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살해한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경산과 청도에서는 어머니와 아들이 저수지 2곳에서 잇따라 빠져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오후 5시 50분쯤 경산시 남천면의 한 저수지에서 B(45ㆍ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앞서 오전 10시 45분쯤에는 이 저수지에서 8㎞ 정도 떨어진 청도군 청도읍의 저수지에서 B씨의 아들(4)이 물에 빠져 숨져 있었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는 B씨는 최근 일주일간 약을 복용하지 않았으며 이날 남편이 잠든 사이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가 아들을 살해한 후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기 연천에서는 생활고를 비관하던 50대 남성이 친구에게 작별인사를 남기고 실종된 지 3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연천경찰서에 따르면 C(54)씨는 21일 오전 11시 20분쯤 연천군 신서면의 한 공터에 주차해 놓은 차량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18일 친구에게 “잘 있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 공방을 운영하던 C씨는 최근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처지를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도 자살 시도가 잇따랐다. 20일 오후 11시쯤 관악구 봉천동의 한 봉제공장에서 D(50)씨가 자살을 하려다 구조됐다. D씨의 처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흉기로 손목을 그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D씨를 발견하고는 병원으로 이송했다. D씨는 “명절도 됐는데 사는 게 힘들어 죽으려 했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10시 15분쯤에는 마포구 마포대교 초입 부근에서 강물에 몸을 던지려던 E(39ㆍ여)씨가 경찰에 구조됐다. E씨는 명절을 맞아 가정 불화가 심해지자 술을 마신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이동렬기자 dylee@hk.co.krㆍ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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