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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안방극장 교양 실종사건...뭇매 맞는 공영방송

입력
2015.02.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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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교양프로 달랑 세편 내보내

MBC는 신작 없이 재방으로 때워

예능프로만 무더기 편성 눈살

"케이블ㆍ종편과 다를 게 없어" 비판

MBC는 이번 설 연휴에 지난해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카레이스키 150년 만의 귀향'과 '1974년 겨울, 영등포의 두 아기'(아래) 등을 재방송했을 뿐 이렇다 할 설 교양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았다. MBC 제공
MBC는 이번 설 연휴에 지난해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카레이스키 150년 만의 귀향'과 '1974년 겨울, 영등포의 두 아기'(아래) 등을 재방송했을 뿐 이렇다 할 설 교양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았다. MBC 제공

이번 설 연휴 동안 안방극장에 교양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매년 설이면 방영됐던 그 해 띠 동물에 관한 다큐멘터리조차 없다. 올 설은 주말까지 껴서 장장 닷새의 긴 연휴였음에도 말이다.

공영방송 KBS와 MBC를 보면 심각성이 드러난다. KBS가 선보인 설날 특집 교양 프로는 달랑 세 편이다. KBS1에서 시골 노부부들의 삶을 엿본 ‘고향 연가’와 현업에 종사하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일상을 담은 ‘오래된 청춘’, 이라크의 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을 소개한 ‘사막 위의 기적은 계속된다’가 전부다. 지난 2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수다. 불과 사흘(2월 9~11일)로 짧은 연휴를 보낸 2013년에는 ‘환경 스페셜’과 ‘6시 내 고향’ 등 기존 프로의 설 기획과 ‘흑 뱀띠들의 어떤 귀향’ ‘섬김과 나눔의 삶, 종부’ ‘뱀, 힐링의 꿈을 꾸다’ 등 설 특집으로 10편이 넘는 교양 프로가 방영됐었다. 2014년(1월 30일~2월 2일) 나흘 간의 연휴에도 설 기획과 특집을 묶어 역시 10여편을 편성했다. 유독 올해만 교양 프로 흉년기였다.

MBC는 더하다. 지난해 방송했던 다큐 프로 ‘카레이스키 150년 만의 귀향’과 ‘1974년 겨울, 영등포의 두 아기’를 ‘앙코르 다큐’라는 이름으로 재방송했을 뿐 이렇다 할 설 교양 프로를 편성하지 않았다. 그나마 2013년에는 설 특집 다큐 ‘사람이다Q’와 설 기획 ‘고향을 부탁해’를 통해 나름대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에도 설 특집 다큐 ‘바람의 말’과 ‘1억년 뿔공룡의 비밀’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던 MBC였다.

그러나 두 공영방송은 올해 교양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자사 인기 예능의 재방송을 채우는데 급급했다. KBS는 해피선데이’의 두 코너 ‘1박2일’과‘슈퍼맨이 돌아왔다’, ‘개그콘서트’,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등 인기 예능을 연휴 기간 내내 최소 90분에서 최대 185분까지 무더기로 편성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 18일에 90분, 19일 140분, 21일 100분 등으로 편성해 재방송 시간이 총 330분에 이른다.

MBC도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를 내세워 ‘무한도전’ 스페셜(19일), 다큐 ‘토요일 토요일은 무도다’(20일), ‘토토가 무편집 공연실황’(20일) 등 무려 세 편을 몰아 편성하는 무리수를 뒀다.

한 교양 프로 작가는 “요새 방송사들은 광고도 붙지 않는 교양 프로 제작을 꺼리고 있다”며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환경이라 협찬사 등을 끼지 않고는 기획 자체를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재원을 핑계로 공영방송의 역할들을 져버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추 사무총장은 “온 가족이 시청하는 TV에서 메시지를 담은 의미 있는 프로 하나 없이 재방, 삼방으로 일관한 편성은 케이블 방송이나 종편과 다를 바가 없다”며 “공영방송 스스로 매체 영향력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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