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번역을 목적으로 1950년대부터 인류의 언어 현황을 조사해온 ‘에스놀로그(ethnologue.com)’는 현재 지구상에 살아있는 언어를 7,102개로 파악하고 있다. 그 중 세계 인구의 약 80%가 82개 언어를 모국어로 쓴다.
살아있는 언어 가운데 5,765개는 사용자가 10만 명 미만이고, 100명도 안 쓰는 언어도 896개(사용자 미확인 포함)나 된다. 한두 세대쯤 뒤면 일상에서는 들을 수 없게 될 수 있는 언어들이다. 말과 함께 말로써 전승해온 것들도 사라질 것이다. 유네스코는 저 언어들을 지키자는 취지로 1999년 국제 모국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을 지정했다. 그게 2월 21일이다.
1950년 파키스탄 정부가 ‘우르드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면서 학교 교육에서 ‘벵골어’를 배제하자 그 말을 모국어로 써온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인들의 저항이 시작됐고, 급기야 1952년 시민 4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그 날이 저 날이었다. 그들은 모국어를 지켰고, 71년 분리 독립했다.
21일 방글라데시 다카시. 아비의 품에 안긴 저 아이가 든 스티로폼 도안이 63년 전 목숨을 바친 이들이 지켜낸 벵골어 알파벳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다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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