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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발기부전 치료제 불법유통 만연...치명적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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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발기부전 치료제 불법유통 만연...치명적 부작용 우려

입력
2015.02.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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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 88%가 친구ㆍ온라인 통해

전문의 처방받아 약국서 구입해야

직장인 조모(46)씨는 몇 달 전부터 발기부전으로 속앓이를 하다 최근에야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사와 상담할 때도 쉽게 자신의 병에 대해 얘기하지 못했다. 발기부전 환자가 200만 명에 이를 정도지만 조씨처럼 부끄럽게 여겨 병원을 찾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병원에 처음 오는 환자의 경우 본인이 발기부전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증상을 터놓고 얘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때가 많다”며 “발기부전을 나이 들면 흔히 나타나는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여겨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병원도 찾지 않고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은 경험이 있는 남성 10명 중 7명은 의사를 통해 정식으로 처방을 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불법 유통되는 제품을 복용하고 있었다.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한 이유는 ‘쉽게 구할 수 있어서’(67.4%), ‘병원 진료가 꺼려져’(18.5%) 등이 많았다.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가 1,000억원대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또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입수 경로로는 ‘친구나 동료에게 받았다’(78.6%)와 ‘온라인 통한 구매’(9.0%) 등을 꼽았다. 전문의약품을 무분별하게 본인 판단에 의해 마치 기호식품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검증되지 않은 곳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중금속 등 유해한 물질이 포함돼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유효성분이 과도하게 들어있으면 사망할 수 있는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싱가포르에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발기부전 치료제 위조의약품을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 비아그라를 제조ㆍ판매하는 화이자제약은 위조의약품 근절을 위해 사법 당국과 공조, 위조 의약품 제조유통 현장을 급습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글로벌 시큐리티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비아그라를 처방 받은 환자가 쉽게 정품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돕는 ‘블루다이아몬드 웹사이트’도 선보였다. 보건당국뿐 아니라 제약회사도 가짜약 근절에 발벗고 나섰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김 교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며 “지인에게 선물 받거나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지 말고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구입하면 된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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