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투자금 가로챈 60대 집유 2년
헬스케어 연구개발과 함께 혁신기업가로 유명세를 떨쳤던 한 벤처회사 대표가 투자금 1억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조규설 판사는 지인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B사 김모(65)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공기살균 필터링 기술 중 하나인 ‘하이퍼필터’라는 바이오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 업계가 주목하는 혁신기업가로 꼽히던 인물이다. 그러나 2007년 회사가 언론에 소개되는 등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자 이를 이용해 사기 범행을 시작했다. 경찰 출신의 회사 임원 박모씨에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는데, 투자를 하면 앞으로 대박이 날 것”이라면서 돈을 요구하는가 하면 박씨가 소개한 투자자들에게는 자신을 언론사 간부로 소개한 후 투자를 종용해 3,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그런 와중이던 2008년 1월 김씨는 유명 경영연구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혁신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기 행각은 시간이 갈수록 대담해졌다. 2008년 4월에는 중국의 ‘큰 손’과 인맥이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 가로챘다. “세계 화교 총재와 중국의 큰 은행 총재가 내 딸 결혼식에 오려고 서울을 방문할 것이다”라거나 “중국이 이미 회사 사업에 1억 위안을 투자하기로 했고 중국 인민회의장에 납품도 할 것이다”라는 말에 속은 투자자들은 김씨에게 1억 3,000여만원을 투자금으로 건넸다. 당시 김씨 회사에서 일했던 임직원들은 법정에서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한 사실이 없다며 김씨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B사는 (알려진 것과 달리) 설립 후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던 회사였고, 김씨가 개인 빚을 갚기 위해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