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체 대표 몫 5자리가 공석
패럴림픽 정식종목 채택으로 호기
위원 피선 땐 태권도에서만 세 번째
2020 도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조정원(68)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정원 총재는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경기단체(IFs)의 수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피선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IOC 위원 정원은 115명이다. 개인 자격 70명을 포함해 국제경기단체 대표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15명, 선수위원 15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WTF에 따르면 국제경기단체 대표 몫의 IOC 위원은 현재 다섯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 조 총재는 “IOC 위원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세계태권도연맹이 태권도의 국제화, 세계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 IOC 위원으로 뽑힐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OC는 지난해 12월 모나코 총회에서 올림픽 개혁안인 ‘어젠다 2020’을 승인하면서 국제경기단체 출신의 IOC 위원은 70세 정년 제한 규정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경기단체 대표로 IOC 위원이 되면 70세 정년과 관계없이 해당 단체에서의 임기까지는 IOC 위원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 나이로 69세인 조 총재에게는 걸림돌도 사라진 셈이다.
IOC 위원들 중 현재 한국인은 이건희(73ㆍ삼성전자 회장), 문대성(39ㆍ국회의원) 위원 둘 뿐이다. 그러나 이 위원은 와병중이고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문 위원의 임기는 2016년까지다. 조 총재가 IOC 위원으로 선출되면 IOC 부위원장까지 지낸 김운용(84) 세계태권도연맹 초대 총재와 문 위원에 이어 태권도계에서만 세 번째 한국인 IOC 위원이 탄생하게 된다.
한편 조총재는 “ 오는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국제태권도연맹(ITF) 장웅 총재와 시범단 20명을 공식 초청했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중순 ITF에 보낸 초청 공문에 회신은 없었지만, 조만간 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IOC위원 장웅 ITF 총재는 이에 앞서 지난 6일 미국의소리(VOA)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정원 총재가 지난해 11월 12일 이메일을 통해 초청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난달 초 공식 초청장을 보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WTF 소속 국가협회가 장웅 총재 등 ITF측 인사를 주관 대회나 행사에 초청한 적은 있지만 WTF에서 이들을 공식 초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WTF의 이번 초청은 양 단체가 지난해 체결한 의향서에 따른 것이다. 조 총재와 장 총재는 지난해 8월 제2회 유스올림픽이 진행 중이던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입회하에 태권도 발전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 의향서의 골자는 향후 WTF와 ITF에 소속된 선수들이 서로의 경기 규칙을 준수하면 양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와 행사에 교차 출전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ITF에 소속된 북한 선수들도 올림픽에 출전할 길이 열렸다. 현재 올림픽에는 IOC가 인정한 태권도 국제경기단체인 WTF 소속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