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재계약 앞두고 압박
삼성카드가 쌍용자동차와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1.7%로 합의했다. 현대자동차가 작년부터 요구해온 수수료율(1.3~1.5%)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내달 현대차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삼성카드 측이 현대차를 압박하기 위한 선제 공세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카드는 쌍용차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재계약 협상에 나선 결과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기존 1.9%에서 0.2%포인트 내린 1.7%에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복합할부금융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하루 뒤에 카드사가 자동차업체에 차값을 지급하고 이틀 뒤 할부금융사로부터 해당 대금을 받는 상품이다. 고객들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갚으면 된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카드사와 현대차와의 복합할부수수료율 줄다리기는 줄곧 현대차가 우위를 차지해왔다. 계약 만료 시점이 가장 빨랐던 KB국민카드는 기존 1.85%의 수수료율에서 1.5%로 낮췄고, 1.3%(체크카드 수준 수수료율)를 요구 받은 BC카드는 계약연장을 포기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정한 적격 가맹점 수수료율 보다 낮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카드도 지난달부터 협상을 진행해 이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구정 이후인 25일로 협상시한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에 합의된 수수료율이 현대차가 카드사를 대상으로 요구하는 수수료율보다 높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가 현대차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할부금융 취급 실적은 삼성카드가 업계 1위인만큼 쉽게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쌍용차와 합의한 수수료율을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이와 함께 현대차가 문제 삼고 있는 2~3일의 짧은 신용공여기간을 30일로 늘려 기존의 수수료율을 그대로 가져가는 신(新)복합할부금융상품 출시 카드도 동시에 내놓고 있다. 현대차와 삼성카드의 가맹점 계약은 다음 달 끝나는 만큼 이르면 설 연휴 이후 양측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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