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로 잼 만들어 판매
수익금 전액 재해 피해 농가에
‘이런 쨈병’.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CCO)부사장이 설 연휴 지나면 판매를 시작하는 잼 사업 브랜드다. 지난해 6월 미혼모 방지 차원에서 시작한 콘돔 사업에 이어 두 번째 시도하는 실험이다. ‘이런쨈병’도 콘돔 ‘바른생각’과 같이 수익금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상표다.
얼핏 들으면 속된 말 같은 상표에 깊은 뜻이 들어 있다. 이 잼은 떨어지거나 상처가 나서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과일로 만든다. ‘이런 젬병’이라는 안타까운 속어가 절로 나오는 과일들만 모아서 상품으로 살려 내겠다는 뜻이다. 박 부사장은 “조금 먼저 떨어지거나 나뭇가지에 살짝 스쳤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는 상품 취급을 받는 낙과는 맛이나 영양 면에서 차이가 없다”며 “유통구조의 편견을 조금씩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3년전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의 떨어진 과일들을 구입해 임직원에게 선물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잼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잼을 담은 병 디자인에도 그런 마음을 담았다. ‘다람쥐도 욕심 낸 꿀밤으로 만든 잼’, ‘참새가 찜 했던 꿀배로 만든 잼’을 주제로 병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잼 사업은 100% 천연재료로 만드는 인시즌이 함께 한다. 인시즌도 상처 난 과일을 떨이로 판매하며 속상해하는 농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오리콤은 ‘이런쨈병’의 수익금 전액을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본 농가에 돌려줄 예정이다. 따라서 가격은 농가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며 설 연휴 이후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또 제품 일부를 4년째 후원하는 옹달샘 지역아동센터 등 보육원 3∼4곳에 전달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세계 광고인들의 등용문인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출신으로 2006년 광고회사 빅앤트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산그룹 계열 광고업체 오리콤의 부사장을 겸직하며 모든 광고 캠페인도 총괄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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