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풍자 예술가 타깃 이어 유대교회당도 겨냥… 7명 사상
덴마크 코펜하겐 도심에서 주말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이 잇따라 발생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의 범행 수법과 동기가 지난달 7일 발생한 프랑스 파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유사한 점이 많아 두 사건의 연관성 여부에 유럽 전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연쇄 총격사건의 유력 용의자는 15일 오전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 괴한이 14일 오후4시쯤 코펜하겐 ‘크루트퇸덴’ 문화센터 내 카페 창문을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카페에서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관련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토론 행사가 열리는 중이었다. 이 총격으로 행사 참가자였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핀 노르가드(55)가 사망했고 경찰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행사 참가자 중 스웨덴 출신 예술가인 라르스 빌크스(68)가 이날 공격 목표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빌크스는 이날 행사에서 ‘예술, 신성모독과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빌크스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내가 총격의 표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빌크스는 그러면서 “다른 동기가 있었겠냐”며 “이번 사건은 아마도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요르겐 스코브 덴마크 경찰 대변인도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시나리오가 같다”고 말했다. 빌크스와 개회사를 위해 행사에 참석했던 프랑수아 치머래 덴마크 주재 프랑스 대사는 무사히 사건 현장을 빠져 나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두 번째 총격은 15일 오전2시쯤 코펜하겐 유대교 회당 앞에서 발생했다. 괴한은 회당 앞에 서 있는 두 명의 경찰을 먼저 공격했다. 경찰은 각각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시민 1명이 사망했다. 현지 유대인 단체인 북유럽유대안전협회(NJSC)는 총격 당시 회당에서는 유대교 성인식(바르 미츠바)이 진행 중이었고 희생자는 출입을 통제하던 유대인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10시간 간격으로 발생한 두 사건은 동일인의 범행으로 보인다고 15일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코펜하겐 노레브로역 인근에서 경찰이 불러 세우자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가 사살당한 남성과 두 사건의 용의자를 동일인으로 보고 있다. 스코브 경찰 대변인은 “다른 범인이 있다는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유럽 국가로까지 테러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덴마크는 최근 이슬람국가(IS) 공습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등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동시에 이번 사건으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많은 덴마크 내 반(反)이민, 반(反)이슬람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첫 번째 총격 후 사건 현장에 방문해 이번 사건을 “정치적 공격이자 테러 행위”라고 규정짓고 강력 대응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사건 이후에는 독일 당국에도 이슬람 극단세력 배후의 테러 위협 첩보가 접수돼 북부 니더작센 주에서 시작하려던 야외 카니발 행진 행사가 취소됐다. 현지 경찰은 “이슬람 배후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구체적 위협 첩보가 있었다”며 취소 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사건 이후에는 독일 당국에도 이슬람 극단세력 배후의 테러 위협 첩보가 접수돼 북부 니더작센 주에서 시작하려던 야외 카니발 행진 행사가 취소됐다. 현지 경찰은 “이슬람 배후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구체적 위협 첩보가 있었다”며 취소 사유를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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