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뒤 붙잡고 보니 해병대 전역자
"군사시설이 무방비로 뚫리나" 비난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 민간인이 탄 외제차량이 무단으로 들어와 10여분간 부대 안을 휘젓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위병소 근무자가 지키고 선 부대 정문에는 차단막과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돼 있었지만 차량의 진입은 물론 되돌아 나가는 것도 막지 못했다.
11일 오후 10시 30분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1사단의 정문에 예고 없이 BMW 차량 한 대가 도착했다. 당시 차량에는 젊은 남성 2명이 타고 있었다. BMW 차량은 위병소 근무자가 검문을 위해 접근하려는 순간 입구 차단막 옆 허술하게 비어있는 공간으로 들어갔고, 이어 지그재그로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피하며 부대로 진입했다.
갑작스러운 차량 난입에 해병대 측은 경계태세에 돌입하고 차량 수색에 나섰지만 쫓아다니기에 급급했다. 부대 내를 돌아다니던 차량은 13분 뒤 처음 진입했던 정문 위병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군은 또 차량을 놓치고 말았다. 해당 차량 운전자는 “일단 차를 옆으로 빼고 얘기하겠다”며 위병소 근무자들을 안심시킨 뒤 차단막이 열리자 곧바로 도주했다.
해병대는 차량 번호판을 확인한 뒤 경찰에 차적 조회를 의뢰했고 경북 칠곡군에 있는 운전자의 소재지를 확인했다. 이어 군 수사관을 칠곡 현지에 파견해 12일 오후 1시 30분쯤 해당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를 붙잡았다. 운전자는 30대 초반으로, 지난 2007년 해병대에서 사병으로 전역한 사람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수석의 남자는 동갑의 친구였다.
군 헌병대는 BMW 운전자와 동승자를 상대로 부대 침입 경위 등을 집중 수사 중이다. 또 당시 위병소 근무자 2명의 임무수칙 이행여부 등도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는 BMW 탑승자 2명에 대해 군 형법상 초소침범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초소침범죄의 경우 1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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