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9시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 룽산(龍山)주유소엔 수백대의 오토바이들이 길게 줄(사진)을 섰다.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오토바이를 타고 수천㎞ 귀성길에 나서는 농민공들을 위해 중국 최대 정유사 중국석화(시노펙)가 공짜로 주유를 해주겠다고 하자 사람들이 앞 다퉈 몰려든 것이다. 중국에선 기차 등 교통편을 구하지 못한 농민공이 가족들과 설 선물을 오토바이 한 대에 가득 싣고 며칠 동안 달려 고향으로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국 매체들은 이런 오토바이 귀성객이 올해 6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부분은 일자리가 적은 광시(廣西)장족자치구나 구이저우(貴州)성 등의 시골을 떠나 공장들이 많은 광둥성으로 가 일하고 있는 농민공들이다. 포산시의 한 건설 현장 목수인 양원웨이(楊文偉)는 이날 신화망에 “12년 째 오토바이를 타고 귀성하고 있다”며 “고향 마을엔 기차가 서지 않고 고속버스터미널도 먼데다 짐도 많아 오히려 이게 더 편하다”고 밝혔다.
춘제가 가까워지면서 이런 오토바이 귀성 농민공을 위한 중국 기업들의 공익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석화는 춘제 연휴 기간 광둥성과 부근의 직영 주유소 193곳에서 모두 1만명의 오토바이 귀성 농민공들에게 무료 주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인터넷 등을 통해 먼저 등록 절차를 거친 뒤 당첨되면 1회에 한 해 오토바이 연료통을 가득 채울 수 있다. 중국석화는 또 뜨거운 물과 응급약품 및 충전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후이위안(匯源)그룹, 푸젠(福建)상업그룹, 창청(長城)윤활유 등도 이들 오토바이 귀성 농민공들에게 야광 안전조끼 1만벌, 무릎 보호대 1만개, 생수와 음료수 등을 나눠주고 있다. 타이핑(太平)보험은 최고 2만위안(약 350만원)까지 보상되는 보험 1만건도 내 놓았다. 오토바이 귀성길 중 교통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광둥 공산주의청년단과 자원봉사자 5,000여명도 이들을 돕는다.
한편 중국에선 2월18일 0시부터 2월24일 밤12시까지 7인 이하 승용차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도 전면 면제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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