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경마 국제화 전략의 일환으로 외·국산마가 함께 달리는 산지 통합경주로 관심을 모았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6경주(2000m 핸디캡)에서 특급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 ‘경부대로(한국, 6세 수말, 오문식 조교사)’가 외산 스타경주마들을 침몰시키며 국산 경주마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세웠다. 지난해 12월 내로라하는 외산마들이 출전한 그랑프리를 제패한 데 이어 첫 시행된 산지통합경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국산마의 경쟁력을 확인시킨 순간이었다. 마사회가 국산마 혈통 개량을 위해 2007년 도입한 씨수말 '포리스트캠프'의 자마 ‘매직댄서(한국, 5세 수말, 김영관 조교사)’ 역시 지난해 상반기 경주마 통합랭킹에서 경주마 능력지수 133점으로 국산마와 외산마를 통틀어 전체 순위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최근 국산마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활동 중인 경주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마다 국적을 가지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등록된 경주마는 총 1,419두(휴양마 포함)로 이 중 1,060두가 한국 국적의 국산마다. 외국산 경주마의 수는 359두로 전체 마필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산 마필들 중 가장 많은 국적은 단연 미국(287)이다. 이외에도 호주(52두), 뉴질랜드(11), 일본(5), 캐나다(4) 등의 경주마들이 들여와 있다.
그렇다면 말들도 태어난 나라에 따라 실력 차이가 날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이런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만한 ‘국적별 경주마 성적’을 분석, 발표했다. 지난해 1년 동안 경기에 출전해 순위상금(1~5위)을 기록한 상위군(1.2군) 소속의 284두(국산 169, 외산 115)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산마가 근소하게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마는 총 1,320번 경주에 출전해 256번 우승을 차지하며 승률 19.4%를 기록했다. 평균 수득상금도 약 1억 1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국산마중 가장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경주마는 지난해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연달아 석권한 ‘경부대로’로 승률 80%를 기록하며 9억3,000여만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외산마은 총 904번 경주에 출전해 156승을 달성하며 승률 17.3%로 한 마리당 평균 9,300만원의 순위상금을 기록했다. 외산마중 성적이 가장 좋은 경주마는 승률 18.2%를 기록한 미국산 경주마다. 이어 호주(18%), 뉴질랜드(3.8%) 등의 순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관계자는 “한국산 경주마의 경기력은 최근 10년 사이에 혈통개량에 성공하면서 미국 등 외산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최근 2년간 그랑프리에서 부경경마의 ‘경부대로’와 ‘인디밴드’가 내로라하는 외산마를 누르고 2년 연속으로 제패한 것이 이 때문입니다”며 “지난해 부경경마에서 치러진 국산마와 외산마가 함께 뛴 혼합경주 104개 경주를 분석한 결과, 국산마의 5위이네 입상율이 49%로, 외산마 입상율 45%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최소한 상위군(1~2군)에 있는 국내산마가 외산마에 비해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은 이미 경주마 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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