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성 원장 "종법사 선출권 확대"
“원불교는 초창기 매우 열려 있던 종교였다. 그렇지만 (지금은)사상이나 제도가 좁아진 느낌이 있고 교세도 반백년까지 상승하다 타오르지 못한 점도 있다.”
올해 탄생 100년을 맞은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으로 치면 지난 100년은 유년기였고 이후 500년까지는 청년기, 그 이후는 성인기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남궁 원장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죄를 지어도 피할 수 있고 감출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만연해 있다”며 “소태산 대종사가 개교 당시 내놓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메시지와 ‘불생불멸 인과보응’(不生不滅 因果報應)를 다시 큰 소리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기를 맞은 원불교는 교단의 헌법인 교헌 개정을 통한 쇄신을 준비 중이다. 남궁 원장은 이를 가톨릭 개혁의 계기가 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빗댔다.
핵심은 일반 교도에 주어진 종법사 선출 권한 확대다. 원불교는 6년에 한번 종단의 가장 큰 어른인 종법사를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인단인 수위단원은 남녀 교무 각 13명씩 26명과 일반 교도 8명 등 34명으로 구성된다. 원불교 관계자는 “원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일반 교도에게 종법사 선출 권한이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여성 교무의 결혼 허용도 검토 중이다. 원불교 관계자는 “종헌에는 여성 교무의 결혼 금지 조항이 없지만 여성 교무는 결혼을 하면 옷을 벗어야 한다는 게 관습법처럼 여겨져 왔다”며 “종헌에 여성 교무의 결혼 허용을 못박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원불교 내부에서는 이 문제가 여성의 출가를 막는 차별 요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남성 교무는 결혼을 할 수 있다.
원불교는 또 올해 익산시 원광대 부속병원 등과 함께 몽골과 중국(옌볜), 라오스, 캄보디아, 인도 등 10개국 중증질환 어린이 100명을 무상으로 치료해주는 ‘세계 어린이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원불교TV도 올해 개국할 예정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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