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4국
백 안성준 5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9 상변이 뚫려서 흑이 괴롭게 됐다. 이동훈이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뛰어 들어가 귀의 백돌을 잡으려 했지만 10까지 진행되고 보니 수상전이 만만치 않다. 계속해서 참고1도 1, 3으로 수를 조이면 결국 패가 되지만 흑에게 마땅한 패감이 없다.
그래서 이동훈이 그쪽은 잠시 보류하고 11로 손을 돌렸지만 안성준이 얼른 12로 가일수해서 흑돌을 완전히 잡아 버렸다. 이제는 백이 반면으로도 많이 앞섰다.
한데 이동훈이 13으로 단수 쳤을 때 안성준이 먼저 14를 둔 게 좀 심했다. 바둑도 유리한데 그냥 참고2도 1로 흑 두 점을 잡아 두는 게 점잖았다. 2로 차단해도 3, 5 다음 A와 B가 맞보기여서 백 대마는 완생이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14는 전혀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15, 16의 바꿔치기로 백이 큰 이득을 봤다. 그러나 바둑이란 참 묘한 것. 대국 당시에는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수순들이 나중에 전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바둑에서도 바로 이 바꿔치기가 먼 훗날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역전극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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