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의 어릿광대 리카르도 파판(Ricardo Farfan)이 자신의 91번째 생일 파티공연을 위해 지난 7일 광대 분장을 했다. 아버지의 유랑극단을 따라다니며 3살 무렵서부터 서커스 무대에 섰다는 그다. 공연장 전기공사 무대장식 등 보조 일은 기본이고, 줄타기 그네타기 곡예 죽마공연 마술…, 안 해본 게 없다고 한다. 그는 54년부터 어릿광대 공연에 주력했고, ‘피티토(Pitito)’라는 예명으로 꽤 알려졌다.
그는 70년대 극단을 물려받아 경영하다 90년 아내의 부상으로 문을 닫았지만, 이후로도, 그리고 요즘도, 잔칫집 등에 초청받아 공연하는 현역이다. 무대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분장을 하고 거울 앞에서 혼자, 때로는 아내 앞에서 공연을 펼치곤 한다. 그는 즐거워서 한다고,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AP통신 기자에게 말했다.
물론 생계에도 도움이 된다. 가난한 그는 자녀들로부터 생활비를 타서 쓴다. 페루 정부는 가수 등 일부 예술가들에게 연금을 지급하지만 서커스 광대는 해당 직역(職域)이 아니다.
그는 “광대는 자신을 낮추고 마음으로 이야기해야 하고 모든 세대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리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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