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받은 곳 홍성 아닌 서울, 40년 전 일이라 확실히 기억 못해"
"가격 폭등으로 비판 여론 일자 다음해 선거 있어 당황 빨리 처분"
여야는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언론외압과 병역 문제 등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야당이 이 후보자의 언론외압 관련 발언을 추가로 전격 공개하면서 정회가 반복되는 등 이 문제가 청문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자는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부족함을 통감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일부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野, 언론외압 녹취록 전격 추가공개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부터 이 후보자의 언론외압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자며 이 후보자와 새누리당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들은 공개를 반대하는 새누리당과 청문회 내내 지루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오후 4시쯤 여야 간사간 회동을 위해 정회가 선포된 뒤 국회 정론관에서 녹취록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서 이 후보자는 “언론인들 내가 진짜 총장도 만들어주고 40년째 이렇게 산다”며 “언론인 대 공직자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되니까, 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주고 총장도 만들어주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오전 질의에서 이 대목의 진위 여부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기자들과 그런 얘기를 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오후 질의에서 “(당시) 1시간 반 동안 얼마나 많은 얘기를 했겠느냐”며 “일일이 제가 정확히 기억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 후보자는 녹취록에서 김영란법과 관련해“웃기는 X들 아니여 이거. 아마 검ㆍ경에 불려다니면 막 소리를 지를 거야”라고 했다. 녹취록 공개를 주도한 김경협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 발언의 내용이 언론을 회유하자는 건지 언론을 지켜주자는 건지 판단해달라”고 공개 취지를 설명했다.
야당이 녹취록을 공개하자 새누리당은“상식 밖의 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중원의 도가 무너지고 상도덕이 무너져 당혹스럽다”며 “장외투쟁도 아니고 뭘 생각하고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언론외압 논란에 대해 “불찰과 부덕의 소치, 부주의로 국민 여러분과 언론사에 심려를 드려 대오각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보충역 판정’ 경위 두고 위증 논란
병역 문제를 두고도 그간 이 후보자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후보자는 그간 1971년 최초 신체검사를 받은 곳이 충남 홍성의 한 병원이라고 했지만, 사실관계 확인 결과 비교적 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 육군수도병원이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40년 전 일이라 확실히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확실한 것은 다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0년 전에 다리가 불편해 X-레이를 찍었고 75년에 찍은 같은 부위 사진이 바로 이 것”이라며 사진을 들어 보인 뒤 “계속 같은 부위에 문제가 있어 2009년에 보라매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본인과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저와 제 자식의 신체적 결함 때문에 군복무를 못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강남 타워팰리스를 포함한 부동산투기와 대학 특혜 채용, ‘황제특강’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먼저 타워팰리스 투기 의혹에 대해 “(타워팰리스를) 사서 6개월 정도 살았는데 지역구 신문에서 갑자기 가격이 폭등하니까 대단히 비판하는 기사가 나왔다”면서 “다음 해에 선거가 있는 상황에서 너무 당황스러워 빨리 처분하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경기 성남 분당의 대장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한국의 비버리힐스라는 대장동 땅에 투자한 걸 보면 엄청난 재테크 귀재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부동산 문제는 합법적으로 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이나 언론에서 제기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해볼 기회가 됐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자는 재산고지 거부로 토지 증여 특혜 의혹을 받아 온 차남의 재산을 1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시간당 1,000만원의 고액급여를 받은 우송대 황제특강 논란과 관련해선 “외국인학생 유치 등에도 역할을 했다”고 해명했고, 경기대 교수 채용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경기대가 교정학과가 있는 유일한 대학이라서 그렇지 다른 것 때문에 간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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