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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 팽개치고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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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 팽개치고 금메달

입력
2015.02.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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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조정 선수… 패럴림픽이 목표

이정민(서울)이 1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제12회 전국 장애인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부 5㎞ 좌식 부문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이정민(서울)이 1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제12회 전국 장애인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부 5㎞ 좌식 부문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솔직히 말해서 왜 회사를 나왔을까, 후회한 적도 많죠.”

이정민(31ㆍ서울)은 1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제12회 전국 장애인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부 5㎞ 좌식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같은 종목 2.5㎞ 우승에 이어 2관왕이다. 그는 불과 한 달여 전인 지난달 9일에야 크로스컨트리스키를 시작했지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연거푸 시상대에 올랐다.

이정민이 주목 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량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미국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영국계 금융회사에서 잘나가던 ‘금융맨’이었다. 하지만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스포츠인으로 변신했다. 이정민은 “‘누구는 연봉이 얼마라더라, 이번에 보너스 받았다더라, 결혼을 한다더라’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허탈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정민은 열살 때 길랭바레증후군이라는 희소병을 앓아 전신마비에 시달린 끝에 현재는 두 다리 무릎 아래쪽에 마비가 남아 있다. 길랭바레증후군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것은 물론 하반신에서 시작된 마비가 목 부분까지 넘어오면 사망까지 이르지만 이정민은 다행히 마비 전이가 몸통에서 멈췄다. 이후 꾸준한 재활과 치료를 거친 그는 지금은 걸어 다닐 수도 있다.

이정민이 운동 선수로 새 삶을 살기로 한 것은 3년 전 방영된 한 TV 예능 프로그램의 조정 특집 방송을 보면서부터다. 무작정 경기 미사리를 찾아가 조정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조정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정민은 지난해 열린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조정 시범 종목 2위에 오르며 남다른 운동 신경을 과시했다. 그러다가 비시즌인 겨울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게 됐고 심폐 기능과 근지구력을 기를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스키를 택했다.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출전권이 걸린 올해 장애인조정 세계선수권대회가 당면 목표”라며 “대학원을 잘 마무리하고 장애인체육계에 계속 몸담으면서 관련 기관으로 진출해 국제 관계 업무를 맡고 싶다. 장애인스포츠 외교 전문가가 꿈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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