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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와 꼴찌 사이에는…

입력
2015.02.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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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 모비스에 19연패 불명예 기록은 심리적 이유 분석

시즌 막바지로 접어 들고 있는 2014~15 KCC 프로농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 원주 동부가 벌이고 있는 선두 ‘3강’ 경쟁이다. 여기에 최하위 서울 삼성의 탈꼴찌 여부도 주목된다. 9일 현재 9승36패로 꼴찌인 삼성은 9위 전주 KCC(11승34패)와 2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꼴찌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이 만약 올해 최하위에 그친다면 모비스와의 성적표가 결정적 원인이 될 것이다. 삼성은 8일 모비스전 패배(57-80)로 모비스에게만 19연패째를 당했다. 2012년 1월14일부터 3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것이다. 18연패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이 부문 불명예 신기록. 특정 팀 상대 19연패는 34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천적 관계는 2002년부터 2003년까지의 KIA와 롯데였다. KIA는 2002년 9월27일부터 2003년 9월13일까지 롯데를 상대로 18연승을 내달렸다. 반대로 롯데는 KIA전 18연패를 당한 불운의 주인공이다. 배구에서는 초청팀 자격으로 프로리그에 참가했던 상무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현대캐피탈전 46연패를 기록한 적 있지만 외국인선수가 없는 상무였기에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모비스와 삼성은 각각 1위 팀과 꼴찌 팀으로 객관적인 전력 차가 확연하지만 긴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약자가 강자를 잡기도 하고, 종종 이변이 연출되는 것이 프로스포츠의 묘미다. 그럼에도 이처럼 질긴 천적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건 단순한 전력 차를 넘어 심리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농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 번 이기기 시작한 팀은 자신감을 갖게 되고, 반대의 경우엔 위축된 상태로 이미 정신력에서 지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8일 경기에서도 삼성은 전반까지 모비스와 대승한 경기를 하다가 3쿼터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초보 이상민(43) 삼성 감독의 이중고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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