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투기·병역 의혹 이어 언론통제 의혹까지 총리 적격 의문"
새누리, 李 후보자 지키기 총력 "오해 있는 부분 해명 기회 줘야"
10일 시작되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상반기 정국의 향배를 가늠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직전 여당 원내대표 출신이라는 점에서 당초 무난한 청문회 통과가 예상됐지만, 각종 의혹이 잇따라 터져나오는데다 야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전후해 강공모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野 문재인, ‘대여 전면전’ 첫 시험대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정부와 ‘조건부 전면전’을 선언한 문재인 대표는 첫 시험대인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문 대표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투기와 병역 의혹에 이어서 언론통제 의혹까지 더해지는 걸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총리로서 적격한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은 청문 과정을 통해 우리 당의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까지 바라보고 있는 문 대표 입장에서는 취임 초기 여권과 분명하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경우 자칫 내부 갈등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드라이브를 세게 거는 분위기다.
문 대표의 부정적인 반응과 동시에 야당은 사실상 ‘자진사퇴’ 요구를 공론화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는 후보자 자격을 상실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비공개 최고위에선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촉구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소속 인사청문특위 위원들도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각종 의혹에 관해 국민과 국회에 소상히 밝히고 국민께 사과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당혹스러운 與… 상반기 여야관계 갈림길
반면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 인준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엔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신임 원내지도부 선출 이후 첫 지도부 만찬회동에서 이 후보자 국회 인준에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의 연장선이다. 청와대가 이 후보자 총리 인준과 개각을 연계시킨 상황에서 이 후보자마저 낙마할 경우 여권 전체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정책현안에 대해 이견이 있더라도 ‘이완구 지키기’에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특히 충분한 해명 기회 제공과 함께 정책검증으로의 전환에 힘을 쏟았다.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문제가 지적됐거나 잘못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해명하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면서 벌써부터 청문회 이후 가팔라질 여야 대치정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도 증세와 복지 논의를 비롯해 건강보험료 체제개편과 개헌 문제 등 여야의 의견이 엇갈려 있는 첨예한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자 청문회 인준이 순탄치 않을 경우 극한의 대치 정국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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