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로 지지율 급락에 시달렸던 호주의 토니 애벗(57) 총리가 연립 여당으로부터 비교적 여유 있게 재신임을 받았다.
이날 무기명 신임투표에는 102명의 소속 의원 중 101명이 참여해 61명이 신임을, 39명이 불신임 의사를 밝히고 1명은 기권했다.
애벗 총리는 정책 후퇴, 개인적 실수, 지지율 급락, 지역 선거 패배 등이 겹치면서 당내 평의원들로부터 스스로 물러나라는 강력한 압력을 받아 이번 신임투표를 치러야 했다. 그는 독선적 행보에 변화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신임 투표 뒤 별 다른 언급 없이 회의장을 떠났다. 현지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이날 애벗 총리의 당 지지율이 야당인 노동당에 뒤지고 응답자의 68%가 총리 직무수행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애벗 총리는 그러나 여론과 달리 지지자 등 당내 인사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대항마로 공개적으로 나선 이도 없어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그는 투표 전 당내 문제를 뒤로하고 우선 국민이 중요시하는 일자리와 경제성장 문제 등에 집중하자고 호소했다. 또 전날에는 호주 ABC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의 잘못으로부터 배워 올해는 더 잘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지율이 내리막길인 애벗 총리가 다음 달 28일 뉴사우스웨일스(NSW) 선거를 앞둔 사정 등을 고려하면 그의 앞날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벗 총리는 지난 2013년 9월 취임 후 한국과 중국, 일본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탄소 및 탄광세 철회, 강경한 난민정책 등으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늘어나는 예산적자 대책으로 보건과 교육 분야 지출을 지나치게 급격하게 줄인다는 비판을 받아 인기 하락과 함께 위기에 몰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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