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 변호인 교체 후 대법서 이기자 노조도 파기환송심 대비 위해 영입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는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난 후 쌍용차 노조 측이 파기환송심에 대비하기 위해 거물 변호사들을 영입했다. 2심 판결이 노조 측 손을 들어주자 사측이 대법관 출신 등으로 변호인단을 전면 교체한 뒤 대법원에서 승소한 것을 고려한 것으로,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한번 매머드급 변호인단 사이의 치열한 법리 논쟁이 예상된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8일 “정리해고 소송이 대법원에서 패소하며 기존 변호인단이 지쳤고, 노조 내부에서 변호인단 보강론이 나왔다”며 이광범 법무법인 LKB 대표, 최은배 전 동부지법 판사,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대리인단으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광범 대표는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친 뒤 2011년 친형인 이상훈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대법관에 오르자 법원을 떠났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로도 임명됐다. 노동법 전문가인 최은배 변호사는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사법개혁 논의를 주도해 온 연구모임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그는 2011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판사 재임시절에도 진보적 성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서울변호사회로부터 소송 대리를 요청 받았고, 이광범 대표가 공익적 차원에서 (합류를) 수락하면서 저도 함께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새 변호인단은 기존 변호인단 6명과 함께 무료변론을 맡는다.
노조가 유명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 것은 쌍용차가 변호인단을 전면 교체해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뒤집었다는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당시 변호인단 19명 가운데 6명을 판사 출신으로 꾸렸는데 이 중 김용담 법무법인 세종 대표와 박일환 법무법인 바른 고문은 대법관을 지냈고, 김진권 법무법인 동인 대표는 서울고등법원장을 지냈다. 대법원 판결 직후 “대법관 출신에 대한 (사법부의) 고려만 아니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믿었었다”고 비판했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파기환송심에서는 정치적 판단이 아닌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한 제대로 된 법리적 다툼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조의 행보는 최근 개시된 정리해고자 복직 교섭에 대한 압박으로도 읽힌다. 금속노조는 “재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노사교섭”이라며 “노사가 교섭을 통해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노사 상호간의 민형사상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이 회사 정상화의 지름길이며, 쌍용차 직원들은 물론 국민들이 바라는 길”라고 밝혔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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