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수십 대로 유전지대 등 폭격
IS 사령관 등 55명 사망 보도 나와
요르단 국왕, 美와 방위협력 각서
요르단이 미군의 지원을 받아 수십 대의 전투기로 이슬람국가(IS) 보복 공습에 나선데 이어 특수부대까지 파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요르단에 3년 동안 매년 4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약속했다. IS 테러의 핵심 타깃이 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이 IS 격퇴전에 깊숙이 한 발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요르단군은 5일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시리아 내 IS 군사 훈련 시설과 무기고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순교자 마즈 작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날 공습에서 요르단은 IS가 수도로 삼는 시리아 동부 라카와 유전지대 데이르에조르를 집중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으로 IS 사령관 등 55명이 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요르단 국영방송은 이날 전투기 출격 장면, 공습용 포탄에 코란의 경구와 반 IS 구호를 써 내려가는 모습, 실제 공습 장면 등을 내보내며 전의를 북돋았다. 나세르 주데 외교장관은 “이번 공습은 보복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IS를 처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군도 F-16, F-22 전투기를 동원해 요르단 전투기를 호위하는 등 정찰ㆍ첩보를 지원하며 공습을 도왔다. 미군은 또 국제동맹군 전투기가 격추될 경우 조종사를 신속하게 구할 수 있도록 쿠웨이트에 배치했던 수색ㆍ구조용 군용기와 병력을 이라크 북부로 재배치했다. 지난해 12월 전투기 추락으로 IS에 생포된 뒤 화형 당한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알카사스베가 붙잡힌 뒤 실제로 공습을 중단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워싱턴을 방문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방위협력 각서에 서명했다. 이 각서에는 양국이 방위협력을 2017년까지 연장하고 미국이 요르단에 매년 4억달러(4,360억원)의 군사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요르단의 특수부대 파견 가능성도 나온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아랍데일리뉴스는 “요르단이 지난해 10월 미국과 ‘밀약’에 따라 4,000여명의 여단급 특수부대를 이라크에 투입했다”며 “이들은 쿠르드 자치정부 군조직 페쉬메르가 복장으로 수도 바그다드 인근과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 등에 배치돼 전투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섣불리 지상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요르단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공습과 특수부대를 동원한 IS 제한 타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요르단 특수부대는 아랍권에서는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데다 특전사령관을 역임한 압둘라 2세 국왕의 지지를 받고 있다.
요르단의 공습과는 별개로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은 4일부터 이틀에 걸쳐 이라크 키르쿠크, 팔루자, 모술, 바이지 등 북부 원유지대에 9차례, 시리아 코바니 등지에 3차례 공습을 가했다. 국제동맹군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국가는 요르단을 비롯해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모로코 등이다.
하지만 아랍 국가들은 입으로는 일제히 IS를 규탄하면서도 동맹군 작전에 추가 참여는 꺼리는 분위기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집트를 포함한 지역 국가들이 IS와 맞설 것을 지지했지만 군사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고 함께 할 움직임도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자도 “테러와의 전쟁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며 IS의 광신에 계속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추가 군사행동을 할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화형은 인도주의적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한 터키도 위급할 경우 국제동맹군에 자국 기지 사용을 허용한 기존 태도에서 더 나아가지 않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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