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경제학의 타당성 입증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전통경제학의 오류와 한계를 설명하고 복잡계 경제학의 타당성을 입증한다. 복잡계 경제학이란 수많은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며 창발적 결과를 빚어내는 ‘복잡 적응 시스템’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것을 가리킨다. 저자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한편 경제를 부의 창출을 위한 하나의 진화 시스템으로 보고 그 속에서 특정 패턴을 발견해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고자 한다.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변화를 무시했던 전통경제학과 달리 복잡계 경제학은 다양성과 변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구성원들의 변화가 쌓일수록 경제 시스템이 진화하고 부가 급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의 이론과 이념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 현재에 많은 걸 시사한다.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 정성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ㆍ812쪽ㆍ2만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봉제공장 사람들 3년간 카메라 담아
창신동 이야기
엄상빈 사진집.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봉제공장 사람들을 3년 간 기록해온 사진들과 인터뷰로 엮은 다큐멘터리 사진집이다. 창신동 봉제공장은 적게는 3,000개, 많게는 6,000개로 추산된다. 대부분 소규모 가내 공장이다. 1970년대 청계천 평화시장의 봉제 노동자들이 가까운 창신동으로 옮겨가 형성됐다. 의류산업 쇠퇴로 봉제공장들이 노임이 싼 동남아 등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예전 만한 활기를 잃었지만 지금도 창신동 골목에서는 종일 재봉틀 돌리는 소리가 들린다. 40년을 버텨온 공장도 있다. 작가는 창신동의 바깥과 안을 속속들이 살펴 카메라에 담고 주민들의 육성을 기록했다. 창신동 사람들이 직접 골라낸 일상 사진들도 수록함으로써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증언하는 민족지적 기록으로 만들었다. 눈빛ㆍ195쪽ㆍ2만5,000원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자유 되찾자" 佛혁명 도화선 된 격문
자발적 복종
18세 프랑스 청년이 쓴 짧은 격문이 16세기 유럽을 흔들었다. 복종하고 참는 것을 당연시하던 민중에게 폭군의 지배와 악에 맞서 태어날 때부터 내 것이었던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한 격정적 논설이다. “왜 사람들은 복종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은 물론 정치철학의 핵심 사상을 제공한 책이다. 시몬 베유, 빌헬름 라이히, 질 들뢰즈 등 후대의 사상가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인 장 폴 마라는 이 청년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스스로가 움켜쥐고 있던 노예의 사슬을 끊어내자”고 부르짖었다. 이 책은 작가가 요절하면서 26년 동안 묻혀 있다가 1574년 절대왕정 저항세력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보았다. 에티엔 드 라 보시에 지음, 심영길 목수정 옮김. 생각정원ㆍ156쪽ㆍ9,000원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