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임 직후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비판 받았던 모미이 가쓰토(사진) NHK 회장이 5일 일본 패전 70주년인 올해 위안부 문제를 프로그램으로 다룰 것인지에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 보이지 않으므로 방송하는 것이 타당한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미이 회장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여름까지 정부 방침을 알 수 있는지가 포인트”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쟁이 얼마나 비참했는지와 함께 우리가 폐허로부터 어떻게 일어섰는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넣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각국의 비판을 받는 등 민감한 주제가 된 상황에서 NHK가 이를 프로그램으로 다루는 것에 관해 정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명확하지 않아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쟁점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시청자들에게 판단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내야 할 공영방송의 수장이 사실상 정부 눈치만 보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모미이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할 수 없다” “위안부는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전쟁을 한 곳에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고 말해 NHK 안팎에서 사퇴요구가 쏟아지고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까지 벌어졌다.
한편 “난징(南京) 대학살은 거짓” “도쿄대공습은 학살이자 범죄” “위안부는 거짓말” 등의 극우 발언을 일삼아온 NHK 경영위원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는 2월 말 임기 만료를 끝으로 퇴임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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