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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1위 우리 청소년… 꿈 펼칠 공간 돼 주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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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1위 우리 청소년… 꿈 펼칠 공간 돼 주고싶어

입력
2015.02.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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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 보듬고자 안산에 첫 삽… SNS 후원 200명 뜻 모아 이달 개교

지난달 30일 청년 비영리 단체 ‘기부이펙트’의 김희범 대표가 개교를 앞둔 ‘아지트쉼’에서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년 비영리 단체 ‘기부이펙트’의 김희범 대표가 개교를 앞둔 ‘아지트쉼’에서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가난하다고 꿈마저 가난해서 되겠습니까?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꿈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안산시 사동의 9평 남짓한 공간에서는 두 부자(父子)가 공사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달 중 문을 열 도시형 대안학교 ‘Azit ’쉼’(이하 아지트쉼)을 기획한 청년 비영리 단체 ‘기부이펙트(GIVU effect)’의 김희범(27) 대표와 그의 아버지다. 빠듯한 비용 때문에 김 대표는 공사업자 대신 아버지의 손을 빌렸다. 진행이 더뎌 아직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춥고 어두웠지만 김 대표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아지트쉼은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기부이펙트는 “모든 청소년이 환경과 물질에 지배받지 않고 자유롭게 꿈꿀 수 있도록 돕고 교육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부터 후원자를 모집했다. SNS를 통해 첫 달 6명을 시작으로 12월에는 200명에 이르렀다. “학교를 여는 계획은 1, 2년 뒤였어요. 예상보다 후원금이 빨리 모아져서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습니다.”

아지트쉼은 김 대표가 바라던 대로 안산에 첫 둥지를 틀게 됐다. 연고지인 이유도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아픈 상처를 치유해 보자는 뜻이 컸다. “지난해 8월 세월호 참사 100일 정도 됐을 때 팽목항에서 안산까지 500㎞가 넘는 거리를 걸었어요. 행진 내내 아이들 생각뿐이었죠. 이 지역의 청소년들을 먼저 보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대안학교의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숙형이 아닌 통학형을 택했고 학비는 최대 3만원을 넘기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웠다. 전국의 대안학교의 연 평균 학비가 600여 만원인 것에 비하면 사실상 무료나 마찬가지다. 또 교육부의 인가를 받으면 제도적인 지원은 받을 수 있겠지만 공교육과 다를 바 없어진다고 생각해 비인가를 고집하기로 했다.

아지트쉼의 가장 큰 목표는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여행수업’이다. 3년 전 유럽 도보횡단에서 느낀 치유의 감정과 당시 읽었던 책에 나온 프랑스 소년원 교화 프로그램 ‘쇠이유(문턱ㆍ경계라는 뜻의 프랑스어)’ 때문이다. “쇠이유는 비행청소년들을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3개월간 걷게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하루 25㎞이상 총 2,000㎞를 걸으면 석방해 주는 거죠. 여행과 더불어 걷기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아직 미완성이다. 다행히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미술, 심리치료는 재능기부 지원자들이 있어 한시름 놓았다. 한 달여 동안 시범운영을 통해 청소년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프로그램을 완성시킬 예정이다. 그 후 중ㆍ고교 학생 15명 정도를 받아 4~6개월씩 기수 별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기부이펙트는 나비효과처럼 기부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입니다. 저희 단체명처럼 아지트쉼의 긍정적 영향이 청소년들 사이에 널리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글ㆍ사진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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