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5회 우승에 빛나는 전주 KCC는 올 시즌 각오가 남달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10위, 7위에 그쳐 자존심이 상했던 만큼 반등을 노렸다. 221㎝의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30)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국가대표 가드 김태술(32)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그리고 ‘제2의 허재’로 불리는 2년차 김민구(24)의 존재감 또한 든든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도 훨씬 전에 KCC의 시즌 구상은 어긋났다.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던 김민구가 지난해 6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것이다. 고관절과 발목 등을 크게 다쳐 선수 생명이 위태롭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민구는 의식을 찾은 이후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KCC는 한국 농구를 이끌 ‘기둥’을 구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다친 부위의 신경을 살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기 치료, 전기 치료 등을 받도록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손상된 신경 재생 수술을 받았다.
KCC 관계자는 “종아리 부위의 신경을 떼어 고관절에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며 “의사 소견으로는 수술이 잘 됐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허재 KCC 감독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선수를 살리기 위해)뭐라도 계속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걱정했다. 이번 수술은 지난 6월에 이은 두 번째다. 김민구는 5일 현재 입원 중이며 퇴원 날짜는 미정이다.
김민구는 지난해 말부터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 발목에 보호대를 차면 걷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가벼운 자유투 훈련도 가능했다. 하지만 문제는 손상된 신경 때문에 발목을 위로 들어올리지 못했다. 팀 관계자는 “수술 결과만 좋으면 시간이 걸릴지라도 뛰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재활을 잘 마쳐 2015~16 시즌에 코트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희망을 걸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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