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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슈틸리케 "국민이 감동하는 축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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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슈틸리케 "국민이 감동하는 축구를…"

입력
2015.0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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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30위권 진입이 목표

K리그 보며 제2의 이정협 물색

3월 평가전 거쳐 월드컵 예선 준비

감독보다 선수가 주목 받아야

축구가 사회에 중요한 역할 했으면

울리 슈틸리케(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울리 슈틸리케(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한국 축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안컵에서 5승을 올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면서 “50위 안에 진입하더라도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3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스위스의 구단을 빼곤 내가 감독 생활을 한 곳에선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내가 떠난 이후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갓(God)틸리케’, ‘다산(茶山) 슈틸리케’ 등의 별명이 생긴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보다 선수들이 먼저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산 슈틸리케는 정약용 선생의 실학정신에 빗대 실학축구를 구사했다는 의미다.

그는 “저는 환갑이 지났다. 감독이 주목을 받게 되면 팀에 해가 될 수도 있다”며 “축구의 주인공은 선수다. 선수들이 먼저 주목 받고 나중에 ‘이 팀의 감독이 누구였지’라는 순서가 맞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축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축구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축구 중계를 하다가 중단되는 불상사를 없애는 것도 나의 꿈”이라며 한국 축구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준우승 했다고 내가 다른 감독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람들의 마인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싶다. 국내 지도자들도 해외 경험이 많았으면 좋겠다. 축구를 선도하는 유럽 축구를 바라보며 노력해야 한다. 브라질도 ‘유럽에서 뭐하고 있는 지’ 신경을 쓰고 있다. 각 나라마다 문화적인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유럽을 모방할 수는 없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은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도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할 것인가.

“호주와 두 경기를 치렀다. 조별리그 예선에서 맞붙었을 때는 볼 점유율이 36%, 두 번째 경기는 50%로 대등했다. 두 경기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결승전이다. 점유율이 높은 팀이 경기를 지배하고 골 넣을 기회도 많아진다. 점유율을 높이고도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도 문제다.”

-올해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열린다. 대표팀 운영 계획은.

“3월 평가전을 잘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K리그 경기를 보러 다닐 것이다. 제2의 이정협(24ㆍ상주 상무)이 있는 지 찾아보겠다. 예선 조 편성에 따라 준비도 해야 한다. 우리가 준우승을 한 만큼 팬들의 기대치가 올라갔다. 대표팀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이번 대회에서 5연승을 했기 때문에 랭킹이 올라갈 것이다. 50위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만족을 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30위권이 목표다.”

-30위 진입이 가능한가.

“호주 대회 때 선수들을 지켜본 결과 규율도 잘 잡혀있고 교육도 잘 돼 있었다. 또 하고자 하는 자세에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면 30위권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과 비교하면 감독으로서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감독으로서의 성과가 선수 때보다 미치지 못한 것은 맞다. 감독으로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그 만큼 강한 팀에 있어야 한다. 내가 떠난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독을 맡았던 팀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여기서도 그런 감독이 되고 싶다. 한국에서도 좋은 관계 유지하면서 떠나고 싶다.”

-장기적인 꿈이 있다면.

“축구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 사회에서 중요해 지는 것이다. 한국에서 축구 중계를 하다가 중단하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 될 수 있다. 지난 번에 FA컵 준결승전을 보러 갔을 때 관중이 몇 백 명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술이나 커피를 마시면서 정치, 경제가 아니라 축구에 대해서 얘기하고, 축구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정협이 주목을 받았는데.

“이정협은 아직 스타가 아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 이정협은 모든 지도자들이 함께 하고 싶은 선수다.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라운드에서 발휘하는 선수다. 이번 대회에선 23명 모든 선수들이 이정협과 같은 자세를 보여줘서 행복했다.”

-팬들이 지어준 별명에 대해선.

“저는 환갑이 지났고, 저에게 많은 별명을 붙여준 것은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제가 주목을 받게 되면 팀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항상 선수가 주인공이다. 우선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나중에 ‘이 팀의 감독이 누구냐’라고 물어보는 게 맞는 순서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아시아 축구는 상향 평준화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도 쉽게 이긴 경기가 없었다. 우리가 위에 있고 나머지 팀들이 밑에 있던 시절은 지났다. 분명한 점은 확실한 경기력과 골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생각하는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대표팀을 5개월 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선수들이랑 얘기를 할 때 의견을 물어보면 서로 눈치만 보고 있고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줬으면 한다. 감독의 색깔을 선수들이 이해하기 위해선 소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선수들은 내가 어떤 요구를 할 때 기대 이상의 피드백을 전달해줬다. 이번 아시안컵 경기를 치르면서 시청률이 올라갔다고 알고 있다. 제가 하는 축구가 단순히 TV를 통해 중계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감동시키길 원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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