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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분이네 몰린 손님, 사진만 찍고 돌아가 애꿎게 영업 방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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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분이네 몰린 손님, 사진만 찍고 돌아가 애꿎게 영업 방해만

입력
2015.02.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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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제공
부산시 제공

인증샷이 넘쳐나다 보니 별의별 사건, 뜻하지 않은 피해도 양산되고 있다.

대학 합격 후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고등학생 류모(19)씨는 합격 취소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구제됐다. 같은 대학에 지원했다가 낙방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김모(19)씨가 친구인 류 씨의 합격을 취소시키기 위해 인증샷에 드러난 개인정보를 도용해 등록예치금을 환불 받은 것. 친구의 빗나간 시샘이 만든 황당사건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개인정보를 노출시킨 인증샷 자체가 화근이었다.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해 유명세를 얻은 부산 국제시장 내 잡화점‘꽃분이네’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폐업위기까지 몰렸다가 부산시의 중재로 겨우 한 숨 돌렸다. 영화를 보고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가게주인은 대폭적인 권리금 인상을 요구한 것. 주인 신모(37)씨는 “찾아오는 사람은 많았지만 대부분 인증샷만 찍고 돌아가 매출에는 전혀 도움이 안돼 오른 권리금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또 신 씨는 “간판으로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주위 가게 입구를 막으면서 주말에는 어쩔 수 없이 휴업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보다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도가 지나친 인증샷을 올리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항상 논란을 빚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는 ‘화장실에서 할아버지가 자살했다’는 내용의 할아버지 자살 인증샷이나 안산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으며 ‘친구를 먹었다’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인증샷이 올라왔다. 결국 조작으로 밝혀지긴 했으나,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선을 넘어도 크게 넘어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의 사진과 함께 ‘눈 뜨니까 사람이 죽어있었다’는 살인 인증샷까지 등장했을 정도. 당시 글을 게시했던 게시자는 ‘댓글놀이를 하고 싶었다’며 철없는 행동을 해명했다.

병원에서 수술 중 생일파티를 하거나, 의료용 멸균기에서 계란을 삶아먹는 등의 인증샷으로 인해 해당 병원이 조사를 받는 사건도 잇따라 일어났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에는 사망자 명단 앞에서 인증샷을 찍었던 안정행정부 소속 공무원이 해임되기도 했다.

뭐든 과하면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건 인증샷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인증샷 과몰입의 폐해에 대해 디지털 문화의 ‘지체현상’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 박한우 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 연구소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고 올릴 수 있지만 여전히 놀이의 일종으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대학에서 올바른 셀카 방법 같은 강의를 개설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인증샷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규범이나 윤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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