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지지 흐름 빠진다" 文 측, 읍소 전략으로 선회
"친노, 또다시 당 독식할 것" 朴측, 위기감 내세워 비노 결집
새정치민주연합 2ㆍ8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흐를수록 초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대 초반 ‘문재인 대세론’이 강했지만 박지원 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고, 고질적인 계파 싸움과 경선 룰 논란마저 불거지며 부동층 표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누구도 압도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통성 시비 등으로 전대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文도 朴도 “초박빙”호남 권리당원 사수 위해 총력
전당대회 권리당원 ARS 투표가 시작된 3일 문재인 박지원 의원 캠프는 공히 “혼전”“초박빙”이란 판세 분석을 내놨다. 전대 초반만 하더라도 문재인 의원이 여론조사 우위를 앞세워 압도적 1위를 달릴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막바지로 갈수록 당원 대의원들 사이에서 박지원 의원이 만만치 않은 뒷심을 발휘하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진단이다. 그간 지역 순회 연설에 함께 했던 한 최고위원 후보자는 “당원 대의원이 많은 현장 분위기는 도리어 박지원 대세론”이라고 말할 정도다.
다급해진 쪽은 문 의원이다. 문 의원 캠프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와 대의원에서 앞서는 흐름은 유지하고 있는데 문제는 권리당원에서 문재인 지지 흐름이 빠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 캠프는 대세론을 위기론으로 전환, 당원들에게 “문재인이 죽으면, 당도 죽는다”며 읍소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전대 막판 불거진 여론조사 득표율 인정을 둘러싼 경선 룰 논란이 문 의원에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룰 자체는 문 의원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수했을지 몰라도, 전대 중간 룰 변경에 반발하는 여론이 커서 결과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도 “당원들 사이에 박지원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의원 캠프는 당 지도부가 문 의원에게 유리하게 경선 룰을 결정했다며 “친노 패권주의”로 몰아세워 비노 진영 결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캠프 관계자는 “친노에게 당을 맡겨서는 또 다시 독식할 것이란 공포심이 비노 의원 및 당원들에게 각인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비노 진영 대표주자로 최고위원에 출마한 주승용 의원도 이날 “대인답지 못하다”며 문 의원 비판에 가세하며 비노 연대 전선 구축에 나섰다.
당 안팎에선 가장 많은 권리당원을 보유한 호남 부동층의 표심을 막판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대의원은 친노와 비노 조직 세 대결 성격이 크고 여론조사에선 문 의원이 앞서는 만큼 권리당원이 결국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세 후보가 일제히 호남을 찾아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인영 의원 캠프 관계자는 “광주 바닥민심만 하더라도 두 후보의 막장 싸움에 문도 박도 싫다는 중간층이 늘고 있다”며 “호남 표심이 누구 하나 밀어주는 몰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모를 일”이라고 내다봤다.
정통성 시비, 분란ㆍ막장 전대 후유증 우려
초 박빙 경쟁으로 1등과 2등의 격차가 한 자리 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대 이후 정통성 시비가 불거질 우려마저 제기됐다. 문 의원 측에선 당원 대의원 표심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당원에게 외면 받은 당대표”라는 꼬리표가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박 의원 측에선 “문 의원이 유리해진 룰에 따라 3,4%를 더 챙겨가게 됐는데 한 자리 수 득표율 차이가 나면 과연 누가 승리를 인정할 수 있겠냐”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선 전대가 계파 갈등을 격화시키며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데 대해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여당은 민심의 경고를 듣고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하는데 야당은 그런 것 조차 없다”며 “감정 섞인 룰 싸움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에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냐”고 반문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