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대중화 위한 비영리 재단… 지식콘서트 등 과학 쉽게 전달 목표
벤처 1세대로 물리천문학 전공 이력… 첫 일정, 과학자 꿈 주제 서울대 강연
“카오스재단은 관심은 있어도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과학에 대한 대중의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입니다.”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단법인 카오스(KAOSㆍKnowledge Awake On Stage)’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무대 위에서 깨어난 지식’이라는 의미의 카오스재단은 기초과학과 수학의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 이 회장이 설립한 비영리 재단이다. 공개강연과 지식콘서트, 온라인 동영상, 서적 출판 등의 활동을 통해 관련 지식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기초과학 분야 9명의 석학으로 구성된 ‘과학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위원장은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맡는다.
국내 기업이 순수과학 지원 재단을 설립해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것은 드문 사례다. 1996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를 만든 ‘벤처 1세대’인 이 회장은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회사 보유주식 일부를 매각해 재단 설립자금을 마련했다. 이 회장이 재단 설립에 적극적인 것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82학번인 자신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이 회장은 “대학을 들어가면서 과학과 인연을 맺고, 그 길을 계속 걷지는 못했지만 사업을 하면서도 관심의 끈은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며 “지난해 영화‘인터스텔라’의 흥행에서 대중 역시 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학적 사고는 국가의 흥망과 개인의 철학까지 결정하는 만큼 과학에 집중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이나 과학자들의 노력뿐 아니라 대중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중과 과학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이 회장은 2012년부터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와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등과 함께 카오스 지식콘서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일회성 시도의 한계를 느껴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접근을 위해 카오스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
카오스재단의 첫 번째 공식일정인 ‘서울대 자연과학 공개강연’은 5, 6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과학자의 꿈과 도전’을 주제로 자연과학자들이 과학자로서의 삶과 학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기조강연은 영국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팀 헌트가 맡는다. 또 올 해 상반기에는 ‘기원’을, 하반기에는 ‘빛’을 주제로 한 공개강연도 예정돼 있다. 모든 공개강연은 이후 동영상과 전자책으로 제작,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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