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기존 합의·관행 존중" 개헌특위 관련엔 "시간 달라"
유승민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첫 상견례를 겸한 주례회동을 가졌다. 본격적인 2월 국회에 앞서 탐색전 차원의 회동인 만큼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합의사항과 원내지도부 간 주례회동 등 기존 합의와 관행을 존중한다는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자리였다.
초반부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유 원내대표와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이 이날 주례회동을 위해 국회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을 찾자 우 원내대표를 비롯해 백재현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가 문 앞까지 나와 이들을 맞았다.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아서도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 야당과 소통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야당이 무조건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정부ㆍ여당에 협력할 게 있으면 적극 협력하고, 정부ㆍ여당이 잘못하면 건전한 비판을 하면서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갖겠다” 등의 덕담을 건넸다. 유 원내대표는 “이완구, 우윤근 원내대표께서 주례회동을 쭉 해오면서 여야 합의가 있었는데, 최대한 기존에 해오신 걸 존중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걸 할 수 있을지 모색하겠다”며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빈손으로 와서 말씀을 듣고 앞으로 방향을 정하는 날이라고 본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은 새정치연합 측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게 이완구 전임 원내대표와 진행했던 사안과 합의사항을 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우 원내대표는 개헌특위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유 원내대표는 “시간을 좀 달라”며 즉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치권에선 양당 원내대표가 76학번 동기에 17대 국회로 나란히 입성한 3선의 정치동기라는 점에서 호흡이 잘 맞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 유 원내대표는 19대 국회 상반기 국방위원장을 맡아 새정치연합 간사였던 안 수석부대표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안 수석부대표는 회동에서 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공석이라는 말에 “제가 지명할까요”라고 농담을 건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야당 일각에선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증세 없는 복지’ 노선을 비판하는 등 야당이 주도해야 할 어젠다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유 원내대표는 주례회동 후 정의화 국회의장을 취임 인사 차 예방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1월 제안한 상시국회ㆍ의사일정요일제 등을 담은 국회운영ㆍ제도 개선 방안의 2월 국회 처리를 요청했고 선거구 재획정을 논의하기 위한 정치개혁특위의 조속한 구성도 촉구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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