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책임공방… 북미 대화 표류
미국이 올해 초 북한에 북미 접촉을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미 접촉에 나설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의 평양 방문 제의를 거부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 정부 매체인 미국의소리(VOA)는 2일 뉴욕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VOA에 따르면 미국은 연초 김 특별대표의 중국 베이징 방문 기간 중 북한 관리와 만나겠다는 의사를 북한에 전달했다. 북한은 1월 중순 이에 대한 화답으로 김 대표의 평양 방문을 제안했으나, 미국 측이 며칠 뒤 평양 접촉은 어렵다고 통보했다.
앞서 김 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최근 북한에 직접 대화를 제의했음을 시사한 뒤, 자신의 방중 기간 북측과 접촉하지 못했다며 대화 무산의 책임을 북한으로 돌렸다. 그러자 북한은 1일 김 대표의 평양 방문을 제의했으나 미국이 거부했다고 공개하고, 북미 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것은 미국이라고 반박했다.
북미 접촉 무산 책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미 국무부는 이날 “미국은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한 비핵화 협상 재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김 대표를 평양에 초청했는지, 또 미국이 제3국 접촉을 제의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인신공격을 가한 데 이어 김 대표의 평양 초청 사실까지 공개하면서 추가 접촉 가능성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다음 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는 일정을 감안할 때 한동안 북미 대화는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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