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업체 대표들 '참좋은교복' 설립
원단 생산-제작-판매까지 전담해 14만원대로 대기업 브랜드의 반값
3일 오전 인천 부평구 영성로 ‘참좋은교복’ 삼산점. 예비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교복을 맞추러 온 이은희(43·여)씨가 직원으로부터 교복 치수와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3년 동안 입을 교복을 구입한 이씨는 “딸이 중학교 때도 교복 공동구매를 했었지만 20만원이 넘어 이번에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사게 돼 만족한다”며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 댓글을 살펴봤는데 질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참좋은교복은 인천학생복사업협동조합이 만든 교복 공동브랜드이다. 이 조합은 교복 관련 업체 대표 30여명이 모여 지난해 9월 설립했다. 교복 원단과 안감 등 부자재를 생산ㆍ 공급하고 교복을 만들어 팔던 업체 대표들이 “질 좋은 교복을 저렴하게 팔아보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조합이다.
조합은 인천시내에 23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이미 중·고교 70여 곳과 학교 주관 공동구매 계약을 체결해 거품을 뺀 가격으로 교복을 공급하고 있다. 중간유통망 없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이다.
참좋은교복 삼산점 대표로 30여년 간 교복을 만들었다는 김재창(57) 조합이사장은 “교복 판매 협동조합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지만 교복 원단 생산부터 제작, 판매까지 하는 곳은 우리 밖에 없다”며 “대기업들이 교복 덤핑에 나서는 등 애로점이 많지만 조합 구성 후 정보 공유나 공동 대응이 가능해지면서 어려움을 해쳐 나가기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참좋은교복의 교복 가격은 14만원 대로 전부 국내 생산이다. 대기업 브랜드 교복이 정상가 기준으로 27만~28만원 대, 할인가로 18만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꽤 싼 편이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교복을 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게 없다고 조합 측은 설명했다. 3년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고 대기업 브랜드와 달리 어느 조합 매장을 가도 서비스가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조합은 사회 환원도 계획하고 있다. 참좋은교복 삼산점은 이미 삼산중·고 등 7개교의 교복 이월상품 710점을 부평구 교복나눔센터에 기증했다. 새 것과 다름 없는 교복으로 판매할 수도 있는 상품이다.
김 이사장은 “조합 매장들이 갖고 있는 이월상품을 한데 모아 나눠주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영세하다 보니 많이 어렵지만 기술을 갖고 있는 장인으로서 자식들에게 물려줄만한 학생복 사업으로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글·사진=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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