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민음사가 38년간 이끌어온 문학상 ‘오늘의 작가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공모제 폐지, 심사위원 규모 대폭 확대, 공개심사, 독자 투표제 도입 등 기존에 없던 방식들이 눈에 띈다.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맹호 민음사 회장은 “문학이 안건을 제시하는 역할을 영화에 빼앗긴 지 오래”라며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영화처럼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소설을 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개편의 핵심은 공모제 폐지다. 신인 및 등단 10년 이내의 작가들로부터 응모를 받아 장편소설 한 편을 뽑았던 기존 체제에서, 이미 출간된 단행본 중 한 권을 뽑는 것으로 바뀐다. 작가의 등단연도나 장편?단편을 가리지 않고 장르문학도 심사에 포함시킨다.
작가, 문학평론가를 중심으로 비공개로 진행했던 심사도 출판사 편집자, 광고기획자, 기자, 독자 등 문단 외 사람을 대거 도입해 공개 심사로 변화를 준다. 다양한 직종군의 예심위원 50인이 각 3권씩 추천하면 그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20~30종을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 공개하고 독자 투표와 선정위원단의 의견을 합산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선인세를 포함해 3,000만원이었던 상금은 창작 지원금 2,000만원으로 대체된다.
박 회장은 “독자를 심사과정에 포함시킴으로써 문학상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우리 소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작품을 공유하는 광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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