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따뜻'으로 컴백
"이젠 무대에 많이 오르고 싶어요"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박혜경의 ‘하루’ 등 2000년대 초반 사랑을 받았던 가요의 뒤에는 싱어송라이터 심현보가 있었다. 작사가와 작곡가, 라디오 출연자로 더 유명하지만 직접 부른 노래를 꾸준히 발표해온 가수이기도 하다. 그가 2일 정규 4집 ‘따뜻’을 발표했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차갑다’는 보컬 그룹 2AM 임슬옹이 불렀다. 심현보는 ‘차갑다’에 어울리는 젊고 여린 목소리를 찾던 중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에서 임슬옹이 부른 ‘뉴 유’를 떠올렸다. 심현보의 기대대로 임슬옹은 ‘차갑다’에서 지나간 사랑의 부재를 느끼는 청년의 목소리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심현보는 “기능적으로 출중한 가수보다는 말하듯 노래하는 사람을 선호한다”며 “(임)슬옹이가 ‘차갑다’에 담긴 서늘한 이별 이야기를 잘 소화해줬다”고 말했다.
음반에는 심현보가 부른 ‘차갑다’도 수록됐다. 그가 부른 곡은 임슬옹의 곡보다 좀 더 따뜻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음반 제목도 ‘따뜻’이다. 지난해 9월 결혼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까. “없다고 할 순 없을 거예요. 이번 음반이 제 음반 중에서 이별 노래가 가장 적어요.” 심현보는 또 다른 타이틀곡 ‘웃어본다’를 비롯해 ‘스며들어’ ‘행복할 준비는 끝났어’와 2013년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당신이 한창’에서 설레는 사랑을 노래했다. 시적이고 담담한 가사가 부드러운 목소리와 겹쳐 듣는 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동료 음악가 8명과 함께 부른 ‘두근두근 오늘은’은 최근 유행하는 ‘힐링’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와 밴드 옥상달빛, 캐스커의 보컬 융진과 노 리플라이의 보컬 권순관이 목소리로 참여해 곡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같은 곡을 부르지만 보컬 각각의 특색이 잘 살아나 신선한 느낌을 준다. 심현보는 “한 사람이 하는 위로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하는 위로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했다.
가수보다는 작사ㆍ작곡가로 잘 알려진 그다. 이번 앨범에서는 타이틀곡을 젊은 보컬에게 맡겼다. 화려한 객원보컬을 초빙한 컴필레이션 앨범을 욕심낼 만하다. “이번에 여러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즐거웠으니 한번쯤은 그런 작업도 해볼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2000년대 음악을 다시 원한다면 그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 음악을 재해석하는 음반 같은 건 어떨까요.”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심현보는 “당장은 지금 할 수 있는 내 노래를 하고 싶다”며 활동에 의욕을 보였다. 예전에는 거의 하지 않았던 무대 공연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처음 나갔는데 분위기도 좋고 즐거웠습니다. 올해도 무대에 많이 나서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음반을 만드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면 이번 음반은 더 많은 활동의 시작점으로 삼고 싶어요.”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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