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이 오르면서 담배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에는 청소년들이 전자담배 판매점을 털다가 잡히는 일까지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골프채로 전자담배 상점 문을 부수고 들어가 전자담배와 액상필터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이모(15)군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15)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PC방에서 알게 된 이군과 김군은 지난달 26일 새벽 서울 신림동 엄모(26)씨의 빈집에 침입, 창고에서 골프채 한 개를 훔쳤다. 1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손에 넣은 뒤 거리를 배회하던 이들의 눈에 전자담배 판매점이 들어왔다. ‘전자담배를 훔쳐 팔면 돈이 되겠다’고 생각한 김군 등은 골프채로 가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전자담배 20개(160만원 상당)와 액상필터 10개(20만원)를 훔쳐 달아났다. 당시 경보가 울려 경찰이 출동했지만 범행이 워낙 순식간에 끝나 잡지 못했다.
사흘 뒤 이군은 다시 엄씨의 집에 침입, 골프채 한 개를 추가로 훔쳐 이미 한 번 털었던 전자담배 판매점으로 향했다. 2차 범행에는 또 다른 친구 김군도 합세했다. 이군이 골프채를 휘둘렀지만 이번엔 달랐다. 상점 주인 이모(46ㆍ여)씨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문에 파손 방지 코팅을 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신경을 곤두세운 경찰이 경보장치가 울리자마자 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담뱃값이 오르자 곳곳에서 크고 작은 담배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나 담배가게 주인들은 절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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