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에이스 스포츠센터 경매
아이스링크 대신 원룸 신축 추진
초·중학교 빙상 꿈나무 육성 차질
충북도내 유일의 실내 빙상장인 청주 실내아이스링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일 충북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청주 실내아이스링크가 입주한 청주시 흥덕구 에이스스포츠센터 건물(지하 2층ㆍ지상 4층, 연면적 5,960㎡)이 지난달 26일 실시된 경매에서 33억 2,000만원을 써낸 김모 씨 등 3명에게 낙찰됐다.
문제는 이 건물이 곧 헐리면서 청주 실내아이스링크까지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건물을 낙찰받은 이들은 건물을 해체한 뒤 원룸을 신축해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부동산의 용도를 확정한 건 아니지만 실내아이스링크를 존속시킬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내아이스링크가 사라질 것이란 소문이 나자 지역 빙상계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곳이 도내 유일의 실내 빙상장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쇼트트랙 20여명, 피겨 80여명 등 100여명의 초ㆍ중학교 빙상 꿈나무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충북지역 빙상 선수의 산실인 셈이다.
쇼트트랙 꿈나무들을 지도하는 이재중(51)감독은 “아이들이 ‘청주 실내아이스링크가 없어지면 국가대표를 향한 꿈도 포기해야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육성에 차질이 없도록 아이스링크는 꼭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랴부랴 도체육회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체육회 홍승원 사무처장은 “빙상연맹, 청주시 관계자 등과 실내 아이스링크를 살리는 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지역은 시도가 실내 빙상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기회에 도가 나서서 실내 아이스링크를 건립하는 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사 출신 민모씨에 의해 1997년 건립된 청주 실내아이스링크는 자금난으로 한 때 폐쇄 위기를 맞았다. 이후 도내 유일의 실내 빙상장을 살려야한다는 체육인들의 여론이 들불처럼 번졌고, 2002년 지금의 이선규 대표가 인수해 운영해오고 있다. 빙상 동호인, 시민 등 연간 8만여명이 이 아이스링크를 이용한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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