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성화재 황동일도…
‘쓸 선수가 없다’는 말은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이번에는 엄살이 아니다. 시즌 초반 주전 라이트 박철우(30)의 입대로 전력 누수가 컸던 삼성화재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또 한번 발목을 잡혔다.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테니스(레오ㆍ25ㆍ쿠바)와 균형을 맞춰야 할 김명진(24)부터 탈이 났다. 거포 박철우의 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메꿔왔던 김명진은 1일 5라운드 첫 경기였던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신 감독은 “4주간 안정을 취한 뒤 재진을 받고 판단하기로 했다”면서 “수술은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데, 올 시즌은 (출전이)쉽지 않을 것 같다”고 김명진의 상태를 전했다. 3월 중반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사실상 김명진은 남은 시즌 출전이 어려운 셈이다.
이날 4세트에서 황동일(29)까지 부상을 입으면서 신 감독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박철우 입대 이후 임시처방으로 세터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그만큼 무리가 갔던 셈이다. 황동일은 4세트 막판 하체 쪽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일어서지 못했다. 신 감독은 “경기가 박빙으로 흐른데다가, 공격수로 전 게임을 소화하지 않았던 선수라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에도 황동일의 대안이 없다고 걱정했던 신 감독이다. 극약처방으로 레프트 고준용(26)이 나서야 하지만 신 감독의 성에는 차지 않는 모양새다.
베테랑 이선규(34)가 징계로 결장하게 된 것도 전력이나 팀의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세터 유광우(30)도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간 김명진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 루트를 다변화했지만 다시 새로운 카드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전과의 경기에서도 레오는 지원 사격을 받지 못한 채, 공격 점유율이 65%에 이르는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안 그래도 2위 OK저축은행의 매서운 추격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LIG손해보험과 우리카드전 이후 10일 OK저축은행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전까지 최대한 전열을 가다듬는 게 신 감독의 숙제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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