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을 앞두고 미 당국이 테러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매년 슈퍼볼에 앞서 경기장 및 주변 시설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지만, 특히 올해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혹은 이들을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등에 의한 테러 위협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이라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언론은 1일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학 주경기장에서 2일 열리는 슈퍼볼에 대비해 대(對)테러대책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DHS)의 제이 존슨 장관이 최근 피닉스 지역을 직접 방문해 보안대책을 보고받고 주요 시설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를 필두로 미 연방수사국(FBI)과 교통안전국(TSA), 연방긴급사태관리청(FEMA) 등 관련 기관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것은 물론이고 백악관 비밀경호국(SS)까지 지원 업무에 가세했다. 비밀경호국은 국토안보부 공동으로 페이스북이나 알자지라 블로그를 포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의 메시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할 예정이다. 국토안보부의 한 관리는 “비밀경호국이 소셜 미디어 트래킹 기술을 활용해 각종 메시지 중에서 진짜와 가짜 위협 요소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긴급사태관리청에서는 슈퍼볼 경기 중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전력 가동장비 및 이동통신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물론 생화학물질 탐지 체계도 갖췄다. 아울러 현장에는 국토안보부 산하 핵 탐지팀도 투입됐다. 이는 지난해의 백색 가루 및 핵 테러 위협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슈퍼볼 경기장인 뉴저지 주 이스트러더퍼드 소재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근처 5개 호텔과 록펠러 센터 근처에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사무실에 백색 가루가 들어 있는 수상한 편지가 배달됐으나 해로운 물질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앞으로는 뉴욕시에 핵 테러를 가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가 배달되기도 했다.
이 밖에 미 연방항공청(FAA)은 드론(무인기)이 슈퍼볼 경기장에 날아들지 못하도록 하는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FAA는 드론이 자칫 테러 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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