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 롬니(사진)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더 이상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직접적 원인은 고액 기부자들의 이탈과 가족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미국 언론과 정가에 따르면 롬니 전 지사가 지난달 9일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후부터 꾸준히 공화당을 지지해 온 자산가 일부가 롬니 전 지사를 반대했다. 특히 2008년과 2012년 롬니 전 지사에 재정 지원을 했던 윌리엄 오번도프가 지난달 11일 공화당 주요 인사 52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겠다”고 밝혀 롬니 전 지사에겐 큰 충격이었다. 오번도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연락했던 사람 중 롬니 전 지사에게 기회를 더 주자고 한 사람은 1명이었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롬니 전 지사의 아내 앤은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남편과 나 뿐 아니라 자녀들도 (대권 3수에) 반대한다”며 “남편의 출마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해 왔다. ‘큰 손’들의 이탈 소식에 의기소침해 있던 롬니 전 지사가 지난달 26일 큰아들 태그와 대화한 다음 불출마로 완전히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롬니 전 지사는 아들 다섯 명과 손자녀 23명을 뒀다.
롬니 전 지사는 앞서 30일 일반 지지자와 측근, 기부자를 상대로 한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2016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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