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래유산 350건 선정
1930년대 지어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보안여관’은 시인 서정주가 머물며 소설가 김동리 등과 함께 문학동인지‘시인부락’ 을 만든 곳이다. 광복 후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시인과 작가 등 예술인들이 장기 투숙하는 곳으로 이용되다가 군사독재시절 청와대 직원들과 경호원 가족이 머무는 곳으로 이용됐다. 2006년 여관 폐업 후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예술이 쉬어가는 문화숙박업소’로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이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성우이용원’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관으로 1927년부터 지금까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세월의 더께가 묻은 이발의자 석 대와 타일로 마감한 세면대가 정답게 손님을 맞는다. 예순을 넘긴 이발사가 숫돌에 면도날을 갈아 사용하고 연탄불로 데운 물에 식초를 섞어 머리를 감긴다.
서울시는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보전을 위해 미래유산 350건을 선정하고 이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서울시 미래유산은 시 지정ㆍ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무형 근현대 유산 중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소유자가 미래유산 선정에 동의해야 지정된다.
학림사건의 발원지이자 이청준, 김승옥, 황지우 등 문학인의 단골집이었던 대학로 ‘학림다방’, 군부정권시절 대통령과 정부 요인이 대피 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지은 여의도 지하벙커와 서울대 지하벙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인 ‘대오서점’ 등도 서울이 보전해야 할 미래유산에 포함됐다.
자세한 내용은 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시는 8월까지 미래유산 표식을 부착하는 등 본격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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