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급 기자들과 격주 티타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취재진 사이에서 ‘소통 전도사’로 불린다. 국회부의장에 5선의 중진이지만 국회 출입 막내기자들과 격주로 티타임을 가지면서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거침 없이 밝힐 뿐 아니라 기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도 열심이기 때문이다. 이 부의장은 30일 막내기자들과 정기적인 소통을 나누게 된 배경으로 “취재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막내기자들과 대화하다 보면 현안에 대한 내 시각이나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다”며 “단순히 의전의 틀 안에 박제된 국회부의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차기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 이른바 빅3(문재인ㆍ박지원ㆍ정세균 의원) 불출마를 공개 촉구하고 나선 것도 “빅3 출마가 당내 계파갈등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란 게 기자들의 일관된 지적이었다”며 “이러한 위기감을 당 내에 전달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_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배경으로 ‘불통’이 꼽힌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을 버려야 한다. 소통은 권위의 틀 안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신이 현안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겠지만 박 대통령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일 수는 없다. 소통의 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는 그 자체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들과도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만약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앞으로 대통령에게 할 말을 다 하는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
_2ㆍ8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야당도 국민과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닌가.
“계파갈등, 당권ㆍ대권 분리, 지역구도 등 현재 당권 주자간 논쟁이 비생산적으로 흐르고 있다. 민생과 밀접한 정책 경쟁이 주요 쟁점이 되어야 국민들과 소통이 이뤄지고 건전한 경쟁으로 보인다. 최근 논란이 된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료 체계 개편, 증세 논란, 어린이집 문제 등 얼마나 핫한 이슈가 많은가. 이런 걸 다 놓치고 뻔한 경쟁만으로는 컨벤션 효과는커녕 전대 이후 당내 화합을 우려해야 할 지경이다.”
_당을 혁신하기 위해 차기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앞에서 이끌려고 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좇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언론만 바라보지 말고 SNS 등 국민과의 직간접적인 접촉면을 넓히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아침은 집에서 먹더라도 점심ㆍ저녁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당이 중도를 거점으로 국민모임 등 진보세력과 합리적 보수까지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다.”
▦이석현 부의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민주화추진협의회 기획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로 3년간 일했다. 14대 총선 때 여의도에 입성, 경기 안양에서만 5선을 지냈다. 지난해 5월 야당 몫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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