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 대응 유동성 충분" 평가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현대자동차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력 3사의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씩 높였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서울 삼성동 본사부지 고가매입 등으로 부쩍 늘어난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이 사라질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S&P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의 BBB+에서 A-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S&P는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 어려운 여건에도 선도적인 시장 지위와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재무구조 등을 고려했다”고 신용등급 상향 이유를 밝혔다. 또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고, 앞으로 왕성한 현금창출로 재무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A등급을 받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S&P 기준 현대차 등 3사 신용등급은 2004년까지 투자부적격 수준인 BB+에 머물다 2005년 투자적격 등급인 BB+로 상승했다. 이후 5년 만인 2010년 BBB가 됐고, 2012년 BBB+를 거쳐 A등급으로 뛰어올랐다. S&P 기준 글로벌 시장 경쟁업체인 BMW와 혼다는 A+, 토요타는 AA-, 폭스바겐은 A로 이미 현대차보다 높은 등급을 획득했다.
현재까지 A등급을 받은 국내 기업이 SK텔레콤 등 극소수에 그칠 정도로 국제 신용평가사의 A등급은 쉽지 않은 일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중혁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A등급은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해외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시 이자 비용 등이 절감되고, 계열사들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내놓은 연비향상 계획과 친환경차 전략, 80조원 투자계획 등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의 배경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용등급은 한 단계 올라갔지만 BBB와 A-가 갖는 상징성은 차원이 다르다"며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로 판매 증가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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