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군기지가 위치한 관타나모만의 반환 등을 미국과의 국교 복원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 미-쿠바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까지 험난함이 예상된다.
카스트로 의장은 28일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중남미ㆍ카리브해국가 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해 관타나모만 반환과 금수조치 해제 등을 국교 정상화에 앞서 미국이 시행해야 할 조치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쿠바 동부의 관타나모만은 쿠바령이면서도 1903년부터 미국이 주권행사를 하고 있다. 미국은 이곳에 관타나모기지를 짓고 테러범들을 격리 수용한 수용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쿠바는 관타나모만의 반환을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으나 미국은 일축해왔다.
카스트로 의장은 “결정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미국의 경제 봉쇄조치에 따라 쿠바가 입은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을 위해 미국이 수억 달러를 지불하기를 원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송출되는 반 카스트로 방송의 중단도 요청했다.
미국과 쿠바는 지난해 12월 17일 국교정상화 추진을 발표했다. 양측은 지난 주 쿠바 아바나에서 대사관 재개관 등 국교 복원에 필요한 여러 의제들에 대해 첫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만남을 마쳤다. 미국 정부는 협상을 앞두고 일부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미국인의 쿠바 여행 제한도 풀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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