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 공동투자하기로
LG그룹 방계 종합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 매각을 추진 중인 구본호(40)씨가 조현준(47) 효성 사장과 함께 정보기술(IT)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범한판토스가 29일 밝혔다.
구씨는 최근 효성그룹 계열 전자결제 전문업체 갤럭시아컴즈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신규 IT 사업에 조 사장과 공동으로 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추진할 IT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故) 구인회 LG 창업 회장 둘째 동생인 고 구정회 씨 손자이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씨는 2006년 엠피씨, 액티패스, 동일철강 등 코스닥 업체에 투자해 큰 차익을 내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구씨는 지난주 모친 조원희 회장과 함께 보유한 범한판토스 지분 97% 가운데 82.1%를 LG상사와 LG가(家)의 우호주주에게 5,066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씨는 이 매각 대금 중 일부를 국내 IT 사업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계획의 하나로 우선 27일 갤럭시아컴즈 지분 14.48%를 165억원에 인수하며 3대 주주가 됐다.
갤럭시아컴즈는 전자상거래, 모바일 마케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전자결제 솔루션 업체로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있다. 조 사장이 지분 35.02%, 효성ITX가 18.64%를 보유해 1ㆍ2대 주주다. 특히 최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핀테크’ 관련 주로 주목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 자회사 매각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갤럭시아컴즈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사장이 회심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자금력을 확보한 구씨와 자금 확보가 필요한 조씨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효성 전략본부장을 맡아 섬유, 정보통신 사업을 이끌고 있는 조 사장은, 수출과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인 효성의 사업 영역을 내수와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로 넓히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조 사장은 특히 IT를 비롯한 신 사업에 관심이 많고, 갤럭시아컴즈를 비롯해 갤럭시아코퍼레이션, 갤럭시아디스플레이, 갤럭시아디바이스 등을 이끌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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