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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해외 실적 쇼크에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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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해외 실적 쇼크에 허우적

입력
2015.01.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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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작년 4분기에만 예상 뛰어넘는 2227억 영업손실

삼성물산, 54억 적자로 돌아서…대우·GS건설도 1000억 추가 손실

대림산업은 201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주베일 석유화학회사로부터 7억1,000만달러(약8,300억원)에 합성고무(Elastomers) 생산공장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그런데 이 사업장은 2년 만에 ‘돈 먹는 하마’로 둔갑했다. 사우디 정부가 작년부터 자국민 의무고용을 강화한 것이 결정타였다. 비숙련 현지 노동자가 대거 유입되는 바람에 생산성이 기존보다 40% 이상 떨어지고, 하자 발생 빈도도 증가했다. 이로 인해 늦어진 공기를 준수하기 위해 2,000여명의 인력을 증원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결국 작년 3분기에 이 사업장에서 1,012억원의 손실을 본 데 이어 4분기에도 1,082억원이 추가비용으로 발생했다.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실적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이 해외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발표해 충격을 준 데 이어 올해에도 ‘해외발(發) 어닝쇼크’의 여진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 대형건설사는 작년 4분기에만 12개 해외사업장에서 총 8,500억원 규모의 추가비용을 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대림산업이다. 23일에 실적을 발표한 대림산업은 사우디와 쿠웨이트에서 진행 중인 5개 현장에서 4분기에만 총 3,91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0억원대 적자를 예상했던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2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삼성물산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980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분기 650억원 흑자에서 5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물산 역시 도급액 2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사업장인 사우디 쿠라야 복합민자발전소 사업의 공기가 지연되면서 1,500억원(추정치)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중동 지역 폭우로 인한 공사 지체로 보상금 등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비해 손실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우건설과 GS건설 현대건설도 1,000억원 안팎의 해외사업장 추가손실을 4분기 실적에 포함시켰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 1~2년간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비용을 대거 손실로 처리하면서 어느 정도 부실을 털어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해외사업장의 추가 부실을 가늠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특히 이런 분위기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해외 저가 사업장의 공사금액은 20조8,00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공사 마무리 시점에 추가 비용이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해외실적이 건설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인 점은 국내 부문을 합한 건설사들의 실적은 대림산업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나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규모가 더 늘었다. 이는 아파트 청약 열풍으로 주택 부문 실적이 개선된 덕분.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올해도 이 같은 전략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형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데다 정부가 주택경기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어 대형사들도 일단 주택사업에서 실적을 내려는 경향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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