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6곳 후보에 포함시켜 "사용 연장 수순 아니냐" 지적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대비해 선정한 대체 매립지 후보와 입지 여건을 공개하면서 기존 매립지를 슬쩍 끼워 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매립지 사용 연장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29일 인천시의 수도권매립지 정책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대체 매립지 후보는 서구 오류동 검단산단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 영흥면 외리 양어장 부지, 연수구 송도동 LNG인수기지 인근, 중구 중산동 운염도 인근,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 인근, 서구 경서동 수도권매립지 등 6곳이다. 시가 대체 매립지 후보에 기존 수도권매립지를 포함시킨 것은 처음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이 2013년 2월~지난해 6월 대체 매립지 용역 연구를 수행하면서 대체 매립지 후보에 대해 평가했을 때도 수도권매립지는 대상이 아니었다. 인발연 평가에서 오류동이 100점 만점에 76점, 송도동 74점, 외리 66점, 운염도 62점, 신도리가 46점을 획득했지만 기존 매립지는 점수가 매겨지지 않았다.
시는 2016년 매립지 사용 종료 원칙을 고수하다 최근 환경부·서울·경기 등과 구성한 매립지 4자협의체에서 매립지 사용 연장 논의를 위한 선제적 조치에 합의한 후 “정해진 게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가 매립지 사용 연장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가 매립지 현안 해결을 위해 최근 구성한 시민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정경옥 매립지종료 인천시민투쟁위원장은 “시가 매립지 사용을 종료할 것인지 연장할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협의회도 시 전체 발전을 위해 서구 주민들이 더 참아야 한다는 쪽으로 흘렀다”며 “시가 기존 매립지를 대체 매립지 후보에 끼워 넣은 것은 결국 매립지 사용 연장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립지 사용을 종료해야 한다는 얘기 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며 “(대체 매립지 후보에 기존 매립지를 포함한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견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체 매립지 후보 평가에서 ‘민원 발생 소지’ 항목을 보면 기존 매립지는 ‘지속 사용시 서구 청라, 검단 민원 지속 예상’으로 나왔다. 오류동은 ‘매립지 인근 지역으로 주민 민원 발생’, 외리는 ‘주민과 양식업자 민원 발생’, 송도동은 ‘골프장과 주민 민원 발생’, 운염도와 신도리는 ‘환경 피해와 어업권 보상 민원 발생’ 등으로 평가됐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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