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압둘라 국왕 타계 조문을 겸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했을 때 사우디에서 여성이 외출 때 갖춰야 하는 히잡, 아바야를 하지 않아 구설에 오르고 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를 가리기 위해 둘러쓰는 스카프이고, 아바야는 몸 전체를 가리는 검은 천이다. 서구 등에서는 이슬람권의 여성 차별을 상징하는 복식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의 여성 정상과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의상을 확인해본 결과 대부분은 히잡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는 화려한 옷차림으로 중동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눈에 띄는 사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내인 로라 부시. 그는 2008년 5월 사우디를 방문해 압둘라 국왕을 만날 때 히잡을 쓰지는 않았지만 아바야에 해당하는 검정 옷차림을 했다. 2007년 사우디에서 열린 유방암 퇴치 캠페인에 참석했을 때는 히잡까지 쓰고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과 함께 했다.
하지만 미국의 매파를 상징하는 콘돌리사 라이스 전 국무부 장관은 2007년 사우디 제다에서 왕자이자 외무부 장관 알 파이살과 만날 때 하얀색 정장으로 오히려 자신의 패션 감각을 뽐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 역시 2012년 국무장관 시절 사우디에서 이번 미셸과 유사한 파란색 정장 차림으로 알파이살 장관을 만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2010년 5월 압둘라 국왕을 만날 때 어두운 골드 빛깔 정장 차림으로 이슬람식 여성 복장에 연연하지 않았다.
함지현 인턴기자(한양대 국어국문과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