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악력 떨어지는 지역 침투
이집트· 리비아 등에 잇단 교두보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의 리비아 트리폴리 호텔 테러로 IS가 본거지 시리아와 이라크를 넘어 북아프리카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IS는 ‘아랍의 봄’ 이후 내정 혼란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미치지 않는 곳을 중점적으로 침투하고 있어 영향력을 더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발생한 호텔 공격 사건은 북아프리카에서 IS가 영향력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비이슬람계 친정부 민병대와 이슬람계 민병대연합,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세력 등이 치열하게 대립해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혼란상을 틈타 IS는 지난해 11월 지중해를 면한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를 장악한 뒤 새로 이름을 붙여 바르카주로 선언했다. IS가 중동 이외 지역으로 점령지를 넓힌 첫 사례다. 이보다 열흘 앞서 인접국 이집트에서는 반정부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성지를 지키는 사람들)가 IS에 충성을 서약해 이집트에도 IS 지부가 생겨났다. 북아프리카의 핵심 국가 2곳에 IS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사건을 저지른 아메디 쿨리발리도 자신이 IS와 연계됐다고 밝혔다. 탈레반 본거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탈레반 내 균열이 발생해 이탈자들이 속속 IS로 전향하고 있어 제2의 시리아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탈레반 내 이탈자들은 IS가 짧은 시간에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의 주요 지역을 장악하고 이슬람율법에 따른 강력한 통치를 실시하는 등 추진력에 현혹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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