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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 승부차기까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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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 승부차기까지 대비해야”

입력
2015.01.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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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SBS 해설위원. 스포츠코리아 제공
박경훈 SBS 해설위원. 스포츠코리아 제공

‘아시아의 맹주’ 한국 축구는 유독 아시안컵에서 부진했다. 1956년과 1960년 1, 2회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55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결승에 오른 것도 1988년 카타르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 김주성, 황보관, 변병주, 이태호, 황선홍, 박경훈, 조민국, 최강희 등이 주축을 이룬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승승장구했다. A조에서 4전 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 우승 후보 이란을 3-0으로 대파했다. 하지만 ‘복병’ 사우디아라비아에 발목이 잡혔다.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국 축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성적을 포함해 5전 전승으로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상대는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개최국 호주다. 27년 전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은 선배들은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경훈(54) 전주대 교수는 “사우디전에서 패배가 확정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모두 알다시피 27년 만에 결승에 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 5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결승전까지 왔다면 양팀의 기량에는 별 차이가 없고 강한 의지와 정신력이 승부를 좌우한다”며 “한국은 난관을 이겨내며 결승까지 오다 보니 서로 헌신하는 자세가 베어 있다. 마음만 잘 가다듬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 교수는 이어 “우리도 27년 전 승부차기까지 갔다. 호주전도 승부차기를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후배들이 잘 해서 우승을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박경훈 전주대 교수
박경훈 전주대 교수
조민국 청주대 감독
조민국 청주대 감독

1988년 대회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실축한 조민국(52) 청주대 감독도 후배들이 자신의 한을 풀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조 감독은 “(당시 실축 악몽을)잊을 만 하면 아시안컵이 열린다. 정말 잊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만약 호주에 선제 실점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됐을 때 흔들리지만 않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충고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골키퍼를 지도하고 있는 김봉주(45) 대표팀 코치도 1988년 멤버다. 당시 만 18세(고려대 1학년)였던 그는 이제 중년이 됐다.

김 코치는 “나도 27년 전 한을 풀고 싶다. 그 땐 준우승을 해 너무 아쉬웠다. 이번엔 후배들이 호주를 이겨서 우승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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